[OSEN=박정선의 티키타카] 예능계 트렌드를 이끌어가던 독설이 예전 같지 않다. 이에 독설을 대표하던 방송인 김구라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김구라는 출연 중인 SBS 예능프로그램 '매직아이'의 종영을 앞두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2번째 코너로 처음 자리 잡은 그는 어느샌가 이효리가 있는 메인 코너에 투입되더니 그다지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마지막을 맞았다. 독설의 제왕 김구라의 이름값이 무색한 모습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다지 뛰어난 독설을 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이효리의 기에 눌린 탓인지, 토크를 이끌어나가기보단 끌려가는 입장이었다. 간혹 그가 던지는 멘트들은 이상하게 섞여들지 못했다. 제작진은 김구라만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을 기대하고 그가 원래 맡고 있던 코너를 과감히 없애고 이효리의 코너에 투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에는 MBC '사남일녀'가 종영, 김구라는 쓴 맛을 봐야했다. 관찰 리얼리티에서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한 그가 야심차게 도전한 농촌 리얼관찰 예능이었지만, 4개월 만의 폐지로 적응되기도 전에 프로그램을 막을 내렸다.
프로그램의 종영 뿐 아니다. 그가 출연 중인 예능에서 김구라의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게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여전히 동시간대 1위로 방송되고 있지만, 그 안에서 김구라의 역할은 과거의 빛나던 시절과는 사뭇 다르다. 이제 김구라 특유의 독설 토크가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다.
이에 김구라에겐 변화가 필요하고, 변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지금도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을 중심으로 새로운 프로그래을 맡으며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독설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진중하고 이성적인 진행으로 스타일을 확대하고 있다.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서 그가 줄줄이 팝에 대한 지식을 풀어내듯, 단순히 웃음을 주기보단 진행에 초점을 맞추고 영역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것. JTBC '썰전'에서 시사, 정치에 대한 토크를 하고 있는 것처럼 가볍지 않은 MC의 역할도 그가 만들어낸 새로운 캐릭터다.
김구라는 명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의 단골MC였다. 이는 최근까지도 마찬가지였다. 김구라는 '매직아이'의 파일럿을 함께했으며, KBS 2TV '역지사지 토크쇼-대변인들'-'결벽대결 1mm' 등이 그를 MC로 기용하며 정규 편성을 꿈꿨다. 새 프로그램의 첫 선을 보이는 데에 그에게 진행을 맡긴다는 건, 그만큼 그가 믿음직스런 진행자라는 것과 같았다.
믿고 맡기던 김구라의 시대는 다시 올까. 독설이 예능 트렌드에서 멀어진 지금, 김구라가 보여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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