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릭 밴덴헐크가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타자들은 9회 2사까지 단 1점도 얻지 못해 에이스에게 한국시리즈 패전을 만들어줄 위기였다. 그렇지만 4번 타자 최형우의 역전 끝내기가 터지면서 밴덴헐크는 그제야 웃었다.
밴덴헐크는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을 5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침묵하던 삼성 타선은 9회말 터지면서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가게 됐다.
그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남긴 기록은 2경기 13⅓이닝 3실점, 평균자책점 2.03, 에이스다운 성적을 거뒀다. 1차전은 팀이 패했지만 밴덴헐크는 6⅓이닝 2실점 호투로 제 몫을 다했고, 5차전은 역전승에 발판을 놓는 역투로 에이스다운 위용을 뽐냈다.

이제 밴덴헐크의 올해 선발등판은 끝났다. 6차전은 윤성환, 7차전은 배영수로 선발투수가 내정되어 있다. 사실상 올해 삼성에서의 마지막 등판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7차전까지 간다면 불펜으로 나올 수도 있지만, 류중일 감독의 성향 상 그럴 가능성은 낮다.
빠른 구속을 갖춘 밴덴헐크에 대해 일본과 미국은 관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프로야구 몇몇 구단은 실제 영입의사도 있다. 본인은 '메이저리그 도전이면 몰라도 일본은 안 간다'는 반응이지만 삼성 팬들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이야기다.
류중일 감독은 평소 '공 빠른 외국인투수'를 노래로 부를 정도로 원했었다. 그의 소망은 밴덴헐크가 에이스로 거듭나면서 이뤄졌다. 삼성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신했던 이유도 밴덴헐크의 존재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푸른 피를 가진 외국인선수 밴덴헐크가 이번 가을 해피엔딩을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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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ne.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