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밀의문’ 박은빈, 싱그러운 그녀에게 느껴지는 관록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1.11 07: 05

배우 박은빈에게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극본 윤선주·연출 김형식)은 10번째 사극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를 거쳐 조선의 세자빈이 된 박은빈. 당의가 잘 어울리는 그녀는 17년간 꾸준히 쌓아온 연기 내공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많지 않은 분량에도 불구,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비밀의 문’ 15회에는 영조(한석규 분)의 시험에 든 이선(이제훈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세자빈(박은빈 분)은 번번이 위험을 자초하는 남편을 원망하면서도 그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앞서 영조는 이선에게 정치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면 청나라 사신을 잘 설득하라고 기회를 줬다. 단 조건이 있었다. 전쟁을 일으킬 명분을 주어서도, 조선 국익에 흠집을 내서도 안 되는 것. 영조는 이선이 외교 문제를 해결하면 대리청정을 허락하겠지만 실패한다면 폐세자가 될 각오를 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에 노론은 약삭빠르게 이선을 등지려 했다. 영조 또한 외교정치에 능한 소론을 다시 궁으로 불러들이며 이선과 노론을 견제할 카드를 사용했다. 이 소식을 들은 세자빈은 또다시 속이 터졌다. 그는 이선에게 “기다리고 때가 되면 보위는 저하의 것이니 그때 원하는 체제를 펴시면 아니 되는 것입니까”라고 간청했다.
이에 이선은 느긋하게 보위를 기다리기엔 자신이 본 세상이 너무 많다고 말하며 세자빈의 청을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세자빈은 그런 이선을 이해하려고 했으나, 이선이 역적의 딸로 쫓기고 있는 서지담(윤소희 분)의 도주를 돕자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결국 그동안 이선의 행보를 조용히 지켜봤던 세자빈은 “제가 궁살이를 시작하고부터 십 수 년. 늘 제가 기대하던 당신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번번이 기대는 비켜가더군요”라고 운을 떼며 위험을 자초하는 이선을 향해 원망을 쏟아냈다.
그러나 백성을 지키고 싶다는 이선의 고백에 “낭군으로서 당신은 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고 싶지도 않습니다. 허나 백성을 긍휼하게 여기는 마음, 자신의 안위와 바꿔서라도 백성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후일 지존이 될 자의 마음이라면 그 마음엔 한번 지고 싶습니다”고 말하며 지담을 자신의 봉서나인으로 명했다.
지담의 정체가 발각된다면 이선은 물론 세자빈의 안위 또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하지만 세자빈은 위기에 처한 이선을 현명하게 도우며 힘을 보탰다.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백성들을 위한 공평한 세상을 꿈꾸는 세자 이선의 갈등이야기에 궁중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중 박은빈이 맡은 혜경궁 홍씨는 지적이고 자색 수려한 재원이지만 치마 속까지 정치적인 인물.
박은빈은 단호한 말투와 강렬한 눈빛으로 강인하고 기품 있는 혜경궁 홍씨를 연기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박은빈은 회를 거듭할수록 차분한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한석규, 김창완, 권해효, 전국환 등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두각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비밀의 문’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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