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내야수 핸리 라미레스가 구단이 낸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했다. 라미레스는 퀄리파잉 오퍼에 대한 선수 답변 시한인 11일(이하 한국시간)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이미 FA 시장에서 관심사로 떠오른지 시간이 흘렀지만 이로써 라미레스는 공개 FA 시장에서 새둥지를 찾게 됐다.
현재 라미레스를 원하는 구단은 아직 구체적으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특히 유격수로 계속 뛸 수 있으면서 라미레스가 원하는 만큼의 금액이나 계약기간을 충족시켜 줄 구단은 쉽게 찾기 힘들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격수가 필요한 시애틀 매리너스가 라미레스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루수와 지명타자로 뛸 수 있는 아메리칸 리그 그 중에서도 뉴욕 양키스가 라미레스가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구단으로 지목되고 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역시 3루수 보강이 예측되는 구단이다. 11일에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도 관심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다. 이외에 현재 FA 시장에서 3루수로 최대어인 파블로 산도발을 원하는 시카고 컵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3,4 개 구단이 경쟁에서 패한 후 대안으로 라미레스를 생각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아울러 외야 전향도 거론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라미레스 자신도 최근 “어느 포지션이든 팀이 원하는 곳에서 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라미레스도 라미레스지만 다저스에도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라미레스가 비록 수비는 약했다고는 하지만 공격에서는 중심 타선 노릇을 했다. 유격수라는 자리 자체도 내야의 핵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다저스의 움직임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예상할 수 있는 경우의 수도 똑 떨어지는 것은 없다.
우선 자체 충원. 쿠바 출신 에리스벨 아루에 바레나와 미구엘 로하스가 후보다. 아루레바레나는 지난 해 다저스가 5년간 2,500만 달러에 계약했으니 마이너리그에 마냥 묵혀 두기는 아까운 선수다. 하지만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22경기에서 보여준 공격력은 아직 실망스런 수준이다. 타율/출루율/장타율/OPS=.195/.24/.220/.464에 머물렀다. 로하스 역시 비슷하다. 수비 능력은 나무랄 데 없지만 공격력에서 한 시즌을 주전으로 소화하기에는 무리다.
다저스 마이너리그에서 최고 유망주 중 한 명인 코리 시거 역시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최근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도 맹활약을 펼쳤고 앤드류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 역시 시거를 ‘유격수’라고 못 박았지만 2015년 보다는 2016년이 기대되는 선수다.
FA 시장에서도 욕심을 낼 만한 선수다 없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유격수는 라미레스 외에 전 오클랜드 어슬래틱스 제드 로우리, 전 뉴욕 양키스 스테판 드류 2명 뿐이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지난 시즌 공격력에서 두드러지지 못했다. 로우리는 실책이 많은 것도 단점이다. 메이저리그에서 9시즌으로 보낸 드류는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한 끝에 지난 시즌은 1할대 타율(.162)로 떨어졌다.
다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트레이드 카드다. 현재 콜로라도 로키스가 트로이 툴로위츠키를 시장에 내놨다고 알려져 있지만 동시에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는 여기에 관심이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내야수 알렉세이 라미레스 역시 트레이드 카드로 꼽힌다. 계약이 1년만 남아 있는데다 올 실버 슬러거상을 수상했고 골드 글러브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공수에서 수준급의 선수다.
문제는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비싼 대가’를 원한다는데 있다. 내야를 리빌딩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알렉세이 라미레스가 우선 순위가 아니다. 라미레스는 만족할 만한 카드가 아니면 거론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경우 다저스가 내놓을 마땅한 트레이드 카드가 없다.
또 텍사스 레인저스의 엘비스 앤드러스 역시 유격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이미 텍사스와 연장계약을 통해 내년부터 8년간(+ 옵션 1년) 1억 2,000만 달러를 받기로 돼 있는 것이 부담이다. 더구나 앤드러스는 지난 시즌 성적이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았다. 157경기에서 619타수 163안타 41타점 72득점을 기록했다. 타율/출루율/장타율/OPS=.263/.314/.333/.647.
결론이 어떻게 날지 아직은 알기 어렵지만 다저스가 유격수를 어떻게 충원할지 여부가 다저스의 앞날을 예측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프리드먼 사장 등 새로 짠 프런트진용이 ‘돈을 퍼주고’ 선수단을 구성할지 아니면 특기를 살려 저평가된 우량주를 발굴해 내는데 주력할지 어느 정도는 알아볼 수 있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