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할대 허덕’ 역사적 빈타 시리즈 현실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1 13: 01

정규시즌 때는 펄펄 날던 삼성과 넥센의 타격이 한국시리즈 들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두 팀 모두 팀 타율이 1할대에 머무는 보기 드문 ‘빈타 시리즈’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과 넥센은 올해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타선의 불발로 애를 먹고 있다. 삼성은 5경기에서 팀 타율이 1할9푼5리에 불과하다. 5경기에서 득점은 17점이었다. 넥센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팀 타율은 1할9푼, 득점은 16점이었다. 그나마 홈런포 덕분에 이 정도 득점도 가능했다. 삼성은 5개의 홈런, 넥센은 7개의 홈런을 쳤다. 남은 6차전, 혹은 가능성이 있는 7차전도 잠실에서 열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득점력이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정규시즌 성적과 비교하면 차이가 도드라진다. 역사적인 타고투저 시즌이 펼쳐진 가운데 올해 삼성의 팀 타율은 무려 3할1리였다. 3할만 쳐도 좋은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 야구에서 팀 타율이 3할1리에 이른 것은 기형적인 일이다. 넥센도 2할9푼8리의 팀 타율을 기록했고 무려 199개의 홈런을 때리며 리그 최고의 타격팀으로 평가받았다. 즉 한국시리즈 들어 팀 타율이 1할 이상 떨어진 셈이다.

물론 포스트시즌은 에이스급 투수들의 출현이 잦고 불펜 총력전이 벌어지는 만큼 타격이 힘을 발휘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포스트시즌 타율은 정규시즌에 비해 대개 떨어지는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대 한국시리즈 팀 타율을 보면 올해는 두 팀 모두 타격이 지나치게 침체되어 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두 팀의 기초적인 타력, 그리고 타고투저의 뜨거운 감을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라고 할 만하다.
한국시리즈 역사상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던 팀은 1999년의 한화로 1할7푼6리였다. 당시 한화는 세 명의 선발 투수(송진우 정민철 이상목)와 한 명의 마무리 투수(구대성)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마운드의 힘을 바탕으로 롯데를 4-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한화를 포함, 1할대 팀 타율을 기록한 사례는 9번밖에 없었다.
2000년대 이후로는 2004년 현대(.192), 2007년 두산(.197), 2010년 삼성(.185)까지 세 번에 불과했다. 그리고 시리즈에서 두 팀 모두 1할대 팀 타율을 기록한 적은 한국시리즈 역사상 단 한 번도 없다. 포스트시즌 전체 역사를 통틀어 봐도 한 번뿐이었다. 1993년 준플레이오프에 만난 OB(.172)와 LG(.191)가 유일하다. 두 팀의 방망이가 유독 고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은 박석민이 6푼3리에 그치고 있는 것을 비롯, 이승엽(.111) 박한이(.111) 김헌곤(.111) 김상수(.125) 이지영(.143)의 감이 저조하다. 넥센은 플레이오프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를 모았던 강정호가 5푼9리에 머물고 있는 것을 시작으로 로티노(.118) 서건창(.158) 이택근(.158) 박병호(.176) 등이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명타자로 번갈아가며 뛴 이성열 윤석민은 아직 안타가 없다.
단기전은 마운드 싸움이라는 격언은 오랜 기간 통용되고 있지만 결국 승리하기 위해서는 타선의 힘도 필요하다. 제한된 기회에서 얼마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승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두 팀은 6차전에서 이미 한 차례씩 고전한 경험이 있는 상대(윤성환 오재영)를 선발로 만난다. 여기에 양팀 모두 불펜 총력전을 예고하고 있어 타자들은 더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한국시리즈가 6차전에서 끝나느냐, 아니면 최종전까지 가느냐는 방망이에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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