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밴헤켄 활용법’ 6차전 판도 뒤흔들 변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1 06: 28

벼랑 끝에 몰린 넥센이 ‘에이스’ 앤디 밴헤켄(35)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을까. 아니면 삼성이 그 카드를 꺼내들지 못하게끔 경기를 주도할 수 있을까. 포스트시즌 들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밴헤켄의 이름이 6차전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0-1로 뒤진 9회 2사 1,3루에서 터진 최형우의 끝내기 2타점 적시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3승2패를 기록한 삼성은 통합 4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두 팀은 11일 잠실구장에서 6차전을 갖는다.
중요하지 않은 경기가 있을 수 없는 한국시리즈지만 6차전은 시리즈 종료 여부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삼성은 반드시 6차전에서 끝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리고 넥센은 어떻게든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가야 한다. 그 중심에는 밴헤켄이 있다. 현재 밴헤켄은 7차전 선발로 내정된 상태다. 삼성으로서는 밴헤켄과 다시 만나는 시나리오가 거북할 만하다. 한국시리즈에서 철저히 당한 기억이 있어서다.

정규시즌에서도 삼성에 강했던 밴헤켄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좋은 피칭을 선보였다. 1차전에서는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놨다. 3일을 쉬고 등판한 4차전에서는 완벽에 가까웠다. 7이닝 1실점, 6회까지는 퍼펙트 행진이었다. 좀처럼 삼성 타자들이 밴헤켄을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7차전에 등판하면 다시 3일을 쉬고 나서는 일정이라 체력의 부담이 있지만 밴헤켄은 이미 4차전에서 그런 전망을 비웃었다. 삼성으로서는 밴헤켄과 만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편한 길이다.
반대로 넥센은 어떻게든 밴헤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본적으로는 7차전 선발로 내정되어 있지만 6차전에 출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5차전 시작 전 “6·7차전은 선발투수의 의미가 없다. 선발, 불펜 구분 없이 모두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밴헤켄의 등판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웬만하면 쓰지 않으려고 한다”라면서도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5차전 패배로 넥센은 6차전 선택지가 단순해졌다. 5차전 선발이었던 헨리 소사를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대기해 총력전을 펼친다. 그 명단에는 밴헤켄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 때는 7차전을 대비해 남겨두겠지만 박빙의 상황이거나 승부처일 때는 투입 시점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이틀을 쉬고 등판하는 만큼 많은 이닝을 맡길 수는 없다. 넥센 벤치의 선택 하나가 밴헤켄 카드의 효율성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삼성으로서는 밴헤켄을 만나더라도 최대한 일찍 끌어낼 필요가 있다. 7차전을 생각해도 이것이 유리하다. 반면 넥센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 밴헤켄을 아끼는 시나리오가 가장 좋다. 이에 양팀 선발투수들이 얼마나 잘 버티느냐가 중요해졌다. 기회를 살리는 타자들의 집중력도 절실하다. 밴헤켄이 다시 6차전을 지배하는 화두가 될지, 혹은 삼성이 밴헤켄 카드를 봉쇄하거나 공략하며 환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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