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어느 팀보다 빠르게 2015 전력 구상에 나섰다. 가장 먼저 외국인선수 영입을 확정짓고, FA 시장에도 시선을 돌릴 계획이다.
LG는 이미 양상문 감독이 지난 3일 도미니카로 출국, 유지현, 강상수 코치와 함께 도미니카 윈터리그를 관전 중이다. 레다메스 리즈를 비롯해 투수와 야수 모두를 골고루 지켜보고 있는 양 감독은 오는 19일에 귀국할 예정. 양 감독의 귀국하는 시점에서 외국인선수 영입이 결정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LG 구단 관계자는 10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양 감독님이 이번 주가 지나면 한국에 돌아온다. 직접 도미니카로 가신 만큼, 내년 외국인선수 구상은 어느 정도 확정지으실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전과 다르게 11월내로 외국인선수 영입이 마무리 될 듯하다”며 “외국인선수 영입이 끝나고 나면, FA 영입을 비롯해 본격적인 내년 전력 구상에 들어가려고 한다. 외국인 야수가 외야수냐 내야수냐에 따라 여러 가지 구상이 가능하다. 쉽게 말해 스나이더와 재계약할지, 아니면 다른 야수를 선택할지가 중요하다. 외국인 투수 두 명 역시 빠르게 결정이 될 것 같다. 예전처럼 12월까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외국인선수 영입을 비롯해 FA까지 11월내로 마무리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가 6차전에서 끝날 경우, FA 대상 공시는 19일. 7차전에서 끝나면 20일이 된다. 양 감독은 이를 계산에 넣고 19일에 귀국한다. 그리고 이틀 동안 한국에서 2015시즌 전력구상의 틀을 잡는다. 즉, 이 자리서 외국인선수와 FA 영입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팀들과 마찬가지로, LG 역시 외국인선수 3명 구상은 야수 1명+투수 2명으로 확정했다. 관건은 야수. 외야수 브래드 스나이더를 그대로 밀고 갈지, 아니면 취약 포지션 3루를 메울 새로운 외국인 내야수를 뽑을지 기로에 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LG의 FA 영입 전략도 달라진다.
먼저 스나이더와 재계약을 한다면, LG는 FA 내야수를 찾아본다. FA 시장 최대어 최정을 잡는 게 베스트시나리오. 하지만 이미 야구계에선 최정이 원소속팀 SK에서 풀릴 확률을 0%로 보고 있다. 비록 지난 몇 년 동안 SK 선수들이 꾸준히 FA 자격을 얻고 이적했으나, SK 구단은 최정은 어떻게든 잔류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대 규모의 FA 계약이 맺어질 확률이 높다.
최정 외에 3루가 가능한 FA 내야수는 조동찬이다. 그런데 조동찬은 2007시즌 이후 한 번도 1군에서 100경기 이상을 뛰지 못했다. 내부경쟁에서 밀리거나 부상으로 고전하곤 했다. 커리어하이 시즌은 2005년 122경기 출장 타율 2할7푼4리 홈런 16개로 무려 9년 전이다. LG로선 FA 박경수를 잔류시키고, 손주인을 3루수로 밀고 가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FA 영입으로 내줘야하는 보상선수를 생각하면 더 그렇다.
스나이더가 아닌 외국인 내야수를 선택하면, 시선은 중견수를 소화할 수 있는 FA 외야수에 집중된다. 관계자들은 최정과 달리 김강민은 시장에 나올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중견수로서 수비가 뛰어나고 타격에도 능한 우타자 김강민이 LG의 첫 번째 타깃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내야수만큼 외야수가 급한 상황은 아니다. 박용택이 잔류하면, 스나이더가 없어도 외야진을 운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이미 LG 외야진에는 수준급 외야수인 두 이병규(7번·9번)와 이진영이 있다. FA 외야수 영입이 오히려 혼선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결국 LG는 야수보다는 투수 쪽을 바라볼 확률이 높다. 에이스 선발투수 장원준과 윤성환이 FA 시장에 나온다면, LG는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류제국이 무릎수술로 2015시즌 초반 결장하고, 신정락이 오는 12월부터 군복무에 들어간다. 안 그래도 토종 선발진 보강이 절실한 상황이다. 번번이 투수 FA 영입 결과가 좋지 못했던 LG지만, 양 감독에게 합격점을 받은 투수라면 투자할 수 있다.
LG 관계자는 “프런트의 목표는 앞으로 양상문 감독님이 원하시는 야구를 하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며 올 시즌 기적을 이룬 양 감독을 지원할 뜻을 전했다. LG는 2008년 겨울 이진영과 정성훈을 외부 FA로 영입한 이후 FA 최대어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으나 FA 영입은 전무했고, 외국인선수 구성도 미미했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LG가 오랜만에 스토브리그 중심에 자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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