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재현, LG-SK에 이어 한화서 3번째 인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11 11: 25

김성근(72) 감독과 김재현(39)의 인연이 SK와 LG에 이어 한화에서도 이어졌다. SK·LG에서는 감독과 선수였다면 이번에는 감독과 코치로 코칭스태프를 이뤘다.
한화는 11일 SBS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재현을 코치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2010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후 LA 다저스 산하 싱글A팀과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에서 연수를 받은 뒤 최근 2년 동안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김재현 코치는 11일 한화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합류한다.
김재현 코치는 지도자로 첫 발을 뗀다. 김성근 감독과 다시금 인연을 맺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다. 두 사람은 LG와 SK에서 감독과 선수로 역사와 드라마를 썼다. 총 6년을 사제로 함께 하며 한국시리즈 우승 3회와 준우승 2회를 이룩하며 끈끈한 사제의 정을 쌓았고, 4년 만에 한화에서 다시 만났다.

첫 번째 인연은 LG 시절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2001년 LG에서 2군 감독과 수석코치를 거쳐 감독대행으로 승격되며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던 간판타자 김재현과 첫 인연이 시작됐다. 김 감독은 2002년 정식감독으로 선임됐고, 김재현과 드라마는 그해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화려하게 쓰여 졌다.
특히 삼성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김재현은 고관절 무혈괴사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타로 나와 2루타성 안타를 치고 절뚝거리며 1루 베이스까지 간 부상 투혼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재현의 투혼과 LG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은 큰 울림을 줬다. 그러나 이후 김 감독이 LG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아 김재현과 인연은 잠시 끝났다.
두 사람의 인연은 5년 뒤 SK에서 이어졌다. 김재현이 2004년 시즌을 마친 뒤 FA가 돼 LG를 떠나 SK에 새 둥지를 텄고, 김성근 감독이 2007년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게 된 것이다. 5년만의 만남이었지만 김재현은 김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해 프로 데뷔 후 최저 타율(.196)로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현을 중용해 첫 우승을 일궈냈다. 1~2차전 패배 후 이동 일에도 방망이를 들고 열심히 훈련한 김재현을 주목, 3차전부터 중심타자로 기용하며 4연승으로 역전한 것이다. 김재현은 MVP에 올랐다. 2008년부터 완벽하게 부활한 그는 2010년 예고 은퇴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하며 정점에서 화려하게 유니폼을 벗었다. SK에서 김 감독과 함께 한 4년 동안 무려 3번의 우승이었다. 2010년에는 주장으로 김 감독과 선수단의 가교 역할도 훌륭하게 소화했다.
당시 김 감독은 "LG 때부터 (김재현과) 하나의 인연이다. LG에서 한국시리즈 할 때가 김재현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대타로 낸 것인데 지금까지 뛰었다. 아직도 4~5년은 더 할 수 있는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었다. 그 인연이 4년이 지나 한화에서 감독-코치로 맺어졌다. 인연을 소중히 생각하는 김 감독이 김재현을 코치로 끌어들여 또 한 번 기회를 줬다. 한화에서 3번째로 만난 두 사람이 이번에는 또 어떤 역사와 드라마를 합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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