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인듯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었던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짝'. 안타까운 사건으로 프로그램은 폐지됐지만 3년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았던 프로그램이다. '짝'을 론칭했던 남규홍PD가 1년 만에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바로 파일럿프로그램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다.
남규홍PD는 1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일대일-무릎과 무릎 사이'(이하 일대일) 시사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에게 프로그램을 미리 선보였다.
'일대일'의 특징은 MC 없이 출연자 두 사람이 정해진 형식이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첫 게스트로는 동갑내기 만화가 강풀과 서장훈 전 농구선수가 출연했다. 이들은 각 분야의 정상으로 불리며 일 대 일로 '회담'을 진행했다. 진중한 목소리의 성우가 내레이션을 맡았다는 점, '일대일 궁'을 포함해 가상으로 설정된 기자, '일대일 실록' 등 흥미로운 장치들이 배치됐다는 점 등이 '짝'을 떠올리게 했다.


이날 남규홍PD는 새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을 마음껏 드러냈다. 그는 "일 대 일이란 관계는 인간관계에서 특별하다"며 "진행자가 없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의 단점이자 차별점이다. MC를 설정하고 프로그램을 만들면 제작진으로선 쉬운 방법이지만 그저그런 토크쇼라고 생각했다. 단점을 극복하는 순간 '힐링캠프'와 '무릎팍 도사' 등 여타 토크쇼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일대일'은 출연자 두 사람이 서로의 인생을 깊숙하게 파고든다. 남PD는 "정상에 오른 사람의 인생을 깊숙하게 파고들면 시청자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서장훈은 이미 정상에 20년 동안 있던, 꿈을 이룬 사람이다. 강풀은 한창 절정에 있다. 서장훈이 어쩌면 강풀의 미래다. 동갑내기 두 인생을 조명하다보면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부러 비연예인 가운데 두 사람을 택한 것일까. 남PD는 이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연예인이든 기타 분야이든 한계를 두진 않았다.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100여명 이상 되는 사람들과 논의를 했다"며 "가급적이면 방송에 모시기 어려운 분들, 탐험할 만한 인생을 사신 분들이 대상이었다. 치열하게 살아서 남들의 인정을 받고 타인이 봤을 때 조명할 가치가 있는 인생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의 호흡이 다소 느리다는 일부 취재진의 지적에도 남규홍PD는 자신있었다. 그는 "교양프로그램은 메시지가 생명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 것인가가 숙제였다. 우리 프로그램 나름의 호흡을 유지한다면 시청자도 저절로 호흡을 따라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프로그램은 밥이나 물과 같다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것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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