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8] ‘통합 4연패’ 삼성, 21세기 전설의 왕조로 우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1 22: 04

통합 4연패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선 삼성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찬란한 시기를 자랑했던 전설적 왕조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경기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진 타선, 그리고 선발 윤성환의 호투에 힘입어 11-1로 이기고 4승2패로 통산 8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었다. 2승2패로 맞선 5차전에서 극적인 역전 끝내기 승리를 거둔 삼성은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넥센 타선을 봉쇄, 결국 4연패의 위업을 이룰 수 있었다.
흔히 정상의 자리는 오르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말을 한다. 시간이 갈수록 상대의 견제가 집요해질뿐더러 선수들의 동기부여도 약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2연패도 힘들다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은 2011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정상의 자리에 섰다. 대단한 업적이다.

그 과정의 순도도 높다. 지금까지 한국프로야구 역사에서 한국시리즈 4연패를 기록한 팀은 딱 한 번 있었다. 해태였다. 끈끈한 색채, 그리고 큰 무대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해태는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그러나 당시 해태는 최근 삼성이 가지지 못한 것이 있었다. 바로 정규시즌 타이틀이었다. 당시 해태는 정규시즌에서 우승한 적이 1번이었지만 삼성은 통합 4연패의 대업을 이뤄냈다. 반면 해태는 9번 우승했고 삼성은 우승이 하나 모자란다. 이런 점에서 일단 해태와 전설의 왕조로 나란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정규시즌은 물론 단기전에서도 강한 명실상부한 ‘최강자’의 위용을 뽐냈다는 것이다. 시즌 초반에는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해가 갈수록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자랑하며 완숙미를 뽐내기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경험이라는 값진 자산을 손꼽았다. 지난해, 그리고 올해는 2위 팀의 추격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역시 마지막까지 선두를 지키는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단기전에서는 막강한 마운드, 그리고 한 방의 해결사가 더러 버티는 타선의 힘을 묶었다. 베테랑 선수들의 경험, 신예 선수들의 패기를 적절하게 조합시키며 진군했다. 지난해 두산에는 1승3패로 뒤진 상황에서 시리즈를 뒤집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고 올해도 경험과 세밀한 측면에서 넥센을 앞서며 왕조의 힘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뛰어난 선수들을 여럿 보유한 점도 있지만 예전처럼 막강한 자금력으로 FA 선수들을 쓸어담는 이미지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선수단 전반에 대한 투자는 물론 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과시하며 ‘롱런’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삼성 라인업에 포함되는 젊은 선수들의 능력을 보면 ‘삼성 왕조’가 당분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준다. 잘 하고도 ‘우승을 못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삼성은 2010년대에 들어 한국프로야구의 전설이 됐다. 류중일 감독의 말대로 이제는 삼성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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