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첫 우승 도전이 멈췄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1-11로 패했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4패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삼성에 넘겨줘야 했다.
창단 7년 만의 첫 한국시리즈였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든 27명 중 한국시리즈 경험자는 오재영과 이택근 단 2명이었고 그들도 10년 전인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소속으로 나서본 게 다였다. 지난해 준플레이오프를 겪긴 하지만 많은 이들이 넥센 선수단의 경험 부족을 우려했다.

그러나 넥센은 3연속 한국시리즈 제패 팀인 삼성을 상대로 1차전을 잡으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2-2로 팽팽한 접전이 펼쳐지던 8회 강정호가 투런포를 터뜨리며 팀에 한국시리즈 첫 승을 안겼다. 2차전은 선발 헨리 소사가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며 1-7로 패했다.
목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돌아보면 넥센에 가장 아쉬운 3차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넥센은 장원삼을 상대로 고전하다 5회 로티노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얻었으나 8회 이승엽의 적시타에 동점, 9회 박한이의 투런에 역전을 허용하며 1-3 패배를 당했다. 득점 부진과 지키는 야구의 실패가 합쳐졌다.
넥센은 그러나 4차전에서 무려 홈런 4방을 몰아치며 전혀 기죽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선발 밴 헤켄은 3일을 쉬고 나와 6회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며 삼성의 기를 눌렀다. 삼성 주장 최형우는 "3차전에서 우리가 기세를 가져왔다고 생각했는데 넥센이 4차전을 잡는 것을 보고 강팀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넥센은 5차전에서 3차전과 데자뷰 같은 악몽을 겪었다. 1-0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하다가 9회 2사 후 최형우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맞고 1-2로 경기를 내줬다. 기운을 잃어버린 넥센은 6차전에서 초반부터 삼성에 일방적으로 당하며 트로피를 내줬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였고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그만큼 넥센이 호락호락하게 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넥센은 시소 게임에서 살아남을 만큼 강팀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런 팀이 되어가고 있다는 존재감을 야구계에 보여준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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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