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삼성 라이온즈에 내줬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투타 난조를 겪으며 1-11로 패했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잡으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프로야구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했다.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넥센은 최근 강호를 점하고 있는 삼성에 대적할 만한 상대로 꼽혔다. 그도 그럴 것이 넥센은 올해 팀에서 온갖 기록을 작성했다. 7년 만의 20승 투수 반열에 오른 앤디 밴 헤켄도 있지만 11년만의 50홈런 타자 박병호, 40홈런 유격수 강정호, 역대 첫 200안타 서건창 등이 즐비했다.

여기에 이택근, 유한준이 개인 첫 20홈런을 달성하면서 20홈런 이상 타자만 4명을 배출했다. 넥센은 팀 타율 2할9푼8리를 기록하며 삼성(.301)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팀 홈런 1위(199개), 팀 장타율 1위(.509), 팀 출루율 1위(.382)를 휩쓸었다.
'타격의 팀' 넥센이야 말로 철옹성 같은 삼성 마운드를 뚫을 수 있는 창으로 평가됐다. 1차전 살얼음 같은 2-2 접전 속에서 8회 강정호가 결승 투런을 터뜨리며 선승을 거뒀을 때만 해도 넥센의 폭발력은 무시무시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넥센 타자들은 침묵을 이어갔다. 넥센은 6차전까지 팀 타율 1할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종 팀 타율은 1할8푼. 넥센에는 참 낯선 숫자 1할이었다. 특히 주전 타자인 박병호, 강정호가 2할 이상을 거두지 못했다. 팀에서 시리즈 끝까지 2할 이상을 유지한 타자는 김민성과 유한준 뿐이었다.
그리고 넥센의 마운드는 시즌 때와 마찬가지로 의외의 투수전을 감당할 만큼 강하지 못했다. 고육지책으로 만든 3선발은 결국 무리를 빚었고, 선발들의 다음 등판을 위해 일찍 출격해야 했던 필승조들은 부담감에 갈 수록 지쳤다. 투타의 궁합이 시즌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맞지 않았다.
넥센은 결국 타선의 침체 속에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멈춰야 했다. 홈런 4방을 터뜨린 4차전을 빼면 전혀 '넥센다운' 야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넥센의 타선이 침묵하자 너무나도 어색한 패배가 찾아왔다. 넥센은 그렇게 삼성의 뒤에서 고개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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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