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6] ‘경험 부족’ 넥센, 가을 수업료는 비쌌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1 22: 03

파죽의 타격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조준한 넥센이었지만 역시 가을의 여신은 경험이 부족한 자들에게 웃어주지 않았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넥센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초반부터 무너진 마운드, 무기력한 모습을 이어간 타선, 그리고 고비 때마다 무너진 수비까지 ‘3대 악재’가 겹친 끝에 1-11로 졌다.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창단 후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넥센은 이로써 2승4패를 기록하며 삼성의 통합 4연패를 저지하지 못했다.
시리즈 전망은 부정적이지 않았다. 단기전에서 필요한 원투펀치가 있었고 타선의 힘은 정규시즌 후반기 시무룩했던 삼성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기에 LG를 꺾은 분위기도 무시하지 못했다. 실제 넥센은 1차전에서 강정호의 결승 2점 홈런에 힘입어 4-2로 이기며 우승에 대한 꿈을 한껏 부풀렸다. 그러나 그 후 시리즈의 승부처마다 뭔가 나사가 하나씩 풀린 기분을 주며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큰 경기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힘이 모자랐다.

3차전에서는 7회까지 1-0으로 앞서 있었으나 8회 아쉬운 수비가 나오며 경기를 그르쳤다. 2사 1루에서 중견수 방향으로 뜬공으로 수비수들이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며 동점을 허용했고 결국 박한이에게 역전 2점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1점을 지켜야 하는 경기에서 수비가 흔들렸고 곧바로 필승조가 무너졌다. 반면 삼성은 1점차를 유지하며 끈질기게 따라붙는 저력을 과시했다.
밴헤켄의 호투로 4차전을 잡은 넥센은 5차전에서도 비슷한 경기 양상을 지켜내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9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평범한 땅볼을 잡아내지 못한 강정호의 결정적인 실책이 결국 최형우의 역전 끝내기 적시타로 이어졌다. 큰 경기에서 수비가 흔들린다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잘 보여줬다. 이는 6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오재영과 박병호는 번트 타구를 처리하다 미끄러지며 주자를 모두 살려보냈고 이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조상우 한현희 등 넥센의 젊은 투수들은 위력적인 구위를 가지고 있었으나 시리즈 막판 체력이 떨어졌을 때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는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정규시즌에서 최고의 힘을 뽐냈던 넥센 타자들은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잘 맞지 않을 때는 다른 방향에서 승부를 보는 경험이 필요했지만 맞지 않는 방망이에 전체적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조급함에 스윙이 커졌고 이는 더 좋지 않은 결과로 귀결됐다.
넥센은 사실 올해가 우승을 위한 적기 중 하나로 평가받았다. 강정호가 다음 시즌 해외진출을 앞두고 있고 에이스 앤디 밴헤켄은 내년 만 36세가 된다. 올해와 같은 전력을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해 치른 수업료는 향후 팀의 성장에 분명 값진 밑거름이 되겠지만 못내 이번 시리즈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잘 싸웠지만 패배는 누구에게나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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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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