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만 4방의 홈런을 몰아치는 저력을 과시하며 13년 만에 외국인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야마이코 나바로(27, 삼성)이 기쁜 소감을 밝혔다.
나바로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이번 시리즈 네 번째 홈런을 터뜨리는 등 5타수 3안타 5타점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11-1 대승을 이끌었다. 1차전, 2차전, 그리고 4차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던 나바로는 이날 홈런으로 2001년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가 기록했던 한국시리즈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4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바로는 73표 중 32표를 얻으며 최형우(25표), 윤성환(16표)을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 4홈런, 10타점, 장타율 8할7푼5리를 기록한 나바로는 2001년 우즈 이후 13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MVP를 수상한 외국인 선수가 됐다. 2000년 퀸란(당시 현대)까지 포함해 역대 세 번째 외국인 한국시리즈 MVP다. 올 시즌 삼성의 복덩어리로 자리한 나바로가 마지막까지 화끈한 타격으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한 것이다.

경기 후 MVP 시상식에서 동료들의 샴페인 세례를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 나바로는 "한국에 온 첫해 시리즈 우승도 하고 난생 처음으로 MVP도 받아 기쁘다. 팀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 내년에도 돌아오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4홈런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타석에 들어설때 홈런을 생각하기 보다 어떻게 팀이 이길 수 있을까 생각만 했는데 그렇게 되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MVP를 의식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윤성환이 너무 잘 던져 MVP를 탈 것이라 생각했다. 5회에 누군가가 MVP를 받을 것이라고 했을때 말도 안 된다고 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축하해줘서 MVP인 것을 알았고 굉장히 신났다"고 떠올렸다. 이날 MVP 부상으로 주어진 KIA자동차의 올뉴소렌토 차량에 대해서는 "모르겠다. 도미니카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거기로 보낼지 여기서 처리해야할지 모르겠다"라면서 "대구에서는 택시를 타는게 더 낫다"라고 미소지었다.
나바로는 1년간의 한국생활에 대해 "내 야구 인생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라면서 "팬들도 그렇지만 굉장히 멋진 팀 동료들, 박석민 같은 선수들이 좋은 에너지를 불어 넣어줘서 야구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됐다"라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절친인 헨리 소사(넥센)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서는 "야구장에선 비지니스 관계로 만나는 것이다. 그런 감정 없이 최선을 다 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바로는 가족과 가장 하고 싶은 것에 대해 "피곤하기 때문에 가족과 쉬고 싶다"라고 미소지었다. 나바로는 현재 친척들이 거주하고 있는 뉴욕에 2,3주 정도 머물다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출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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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