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롯데 선수단 침묵, 곧 깨진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12 06: 29

지난 달 28일 선수단의 성명서 발표로 촉발된 '롯데 사태'는 CCTV 사찰 파문으로 번지면서 사장과 단장이 동시에 사표를 내는 초유의 사태를 불러왔다. 6일 전임 사장과 단장이 나란히 사의를 밝혔고, 7일 곧바로 새 사장과 단장이 발표됐는데 이는 그룹 차원에서 진작 인선작업에 들어갔었음을 암시한다.
이번 사태의 시작은 선수단의 성명서였다. 그렇지만 이후 보름동안 선수단은 입을 닫았다. 사장과 단장이 교체되고, 거기에 성명서에 직접 거론했던 운영부장과 모 코치가 팀을 떠날 때에도 선수단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수단도 이번 일에 책임이 있는데 너무 조용히 있는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롯데 팬들의 실망감만 키웠다. 팬들이 거리로 나섰지만 구단은 사과문 한 번만 발표했을 뿐이다. 사실 구단으로서도 그 이상 발언하기가 힘들었다. 그룹의 의중을 파악하는 게 먼저였기 때문이다. 침묵을 거듭하던 롯데 구단은 수뇌부가 모두 교체됐고, 이제 팬들은 선수들에게 답변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롯데 선수단은 일본 돗토리로 재활훈련을 떠난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사직구장과 상동구장에서 훈련에 한창이다. 한 선수는 "우리가 지금 할 일은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 성과로 팬들에게 사죄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종운 감독 부임 후 롯데 선수들은 개인적인 발언을 줄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할 말이 있다면 밖이 아니라 내게 해라. 어떻게든 해결해 주겠다. 지금은 우리가 다시 하나가 될 때'라고 틈날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선수단도 이번 사태의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원래 선수단은 팬들에게 사죄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려 했지만 구단 만류로 보류한 상황이다. 구단은 13일 신임 사장과 감독 취임식을 치른 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인데, 선수단 성명 발표도 시기를 맞춰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구단과 선수단이 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주파수를 맞추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논란의 중심에 섰던 전직 운영부장은 현재 대기발령 상황이다. 11일 구단은 일부 보직에 대한 인사이동을 했는데, 조현봉 현 전략사업팀 부장이 새롭게 운영부장으로 일하게 된다.
롯데는 13일 오전 11시 사직구장에서 사장과 감독의 취임식을 동시에 진행한다. 이번 사태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취임식에서 사장과 감독이 구단 미래에 대한 비전제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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