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밀의 문’ 드디어 터졌다! 이제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1.12 07: 02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극본 윤선주·연출 김형식)이 드디어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절정에 달한 ‘김택 축출’ 사건은 방송 후에도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 11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부제 의궤살인사건·극본 윤선주·연출 김형식) 16회에는 김택(김창완 분)이 놓은 덫을 유연하게 빠져나간 후, 이를 배로 갚아주는 이선(이제훈 분)의 영민한 승부수가 전파를 탔다.
앞서 청나라 사신단은 청나라 어민들의 조업권 전면허용과 치외법권 인정을 요구, 그렇지 않을 경우 5만 대군을 파병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에 두 사안 모두 피할 수 없다고 확신한 영조는 청나라 사신단과의 협상을 이선에게 떠넘겼다. 폐세자가 될 각오를 하고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

이선은 우리 어민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김택을 비롯한 노론들은 오히려 이선을 위기에 빠트리며 택군을 결의했다. 김택의 행적을 주도면밀하게 지켜봐왔던 이선은 김택이 왕실의 종친을 만나며 택군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자, 그의 사욕을 역이용하며 승부수를 띄었다. 이와 동시에 양국 모두의 관심사인 ‘정벌’을 협상의 돌파구로 삼았다.
먼저 이선은 민우섭(강서준 분)을 통해 김택을 완벽하게 속였다. 민우섭은 자신에게 정보를 캐내려는 노론에게 이선이 협상의 의지가 없다고 거짓말, 그 증거로 이선이 3년간 집필했던 병법서를 제시했다.
이에 김택은 청나라 사신단과 은밀히 접촉해 왕세자가 북벌을 꿈꾼다고 귀띔했다. 김택은 왕세자가 이번 협상의 걸림돌임을 강조, “황제께 주청하여 국본의 고명을 취소하여야 한다”고 회유하며 뇌물까지 건넸다.
김택이 건넨 정보에 청나라 사신단은 분노했다. 이들은 곧바로 이선을 불러 “정녕 북벌을 꿈꾸는 것이냐”고 소리쳤다. 이에 이선은 정벌을 꿈꾼다고 인정, “허나 제가 정벌하고자 하는 것은 청나라 영토가 아닙니다. 서역으로부터 받아들인 새로운 문화를 모두 정벌하고 싶습니다”고 영민하게 설명했다.
이어 이선은 청나라 사신단이 북벌 모의의 증거로 제시한 병법서에 발끈, “이것은 황제의 마음을 잡을 나의 진상품이었습니다. 헌데 누가 먼저 전달한 것입니까”라고 반문하며 자연스럽게 김택의 야욕을 세상에 낱낱이 공개했다.
결국 청나라 사신단은 이선의 호의적인 태도에 조선 측의 원안을 이견 없이 수용, “이렇게 영리한 왕세자의 고명 취소를 강권하는 신하가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라며 김택을 고발했다. 이로써 이선은 정적인 김택을 제거하고, 신하들의 신망 속에 복귀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영조는 이선에게 역적 김택을 죽이라고 지시했지만, 이선은 그를 죽이지 않았다. 그저 삭탈관직하고 도성에서 추방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했다. 이에 영조는 분노했지만, 이선은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살리는 정치. 소자의 정치는 이렇게 다시 시작하겠습니다”고 선언하며 영조와 피할 수 없는 전쟁을 예고했다.
'비밀의 문'은 강력한 왕권을 지향하는 영조와 백성들을 위한 공평한 세상을 꿈꾸는 세자 이선의 갈등이야기에 궁중 미스터리라는 새로운 옷을 입혀 재해석한 작품. 그동안 ‘비밀의 문’은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 맹의 때문에 벌어지는 당파간 신경전을 반복, 지루한 도돌이표 전개로 시청자의 외면을 받아왔다.
정의감은 넘치지만, 무능력한 남자주인공 또한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던 게 사실. 그러나 이제훈의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집약된 이날 방송을 통해 ‘비밀의 문’은 진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시청자의 시선을 다시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설득력 있는 전개, 긴장감 넘치는 연출, 뇌리에 박히는 대사. 이것이 바로 뻔한 엔딩도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임을 제작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밀의 문’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