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라오스行 발길 돌리게 한 친구 최동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12 06: 32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스타 타자는 이만수였고, 투수는 최동원이었다. 이만수는 삼성에, 최동원은 롯데에 몸담으며 두 선수는 수많은 인연을 엮었다. 1984년에는 이만수가 트리플크라운을 하고도 MVP를 최동원에게 넘겨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삼성은 최동원 한 명에게 당해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래도 둘은 친구였다. 최동원이 1989년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뒤 동갑내기 둘은 더욱 가까워졌다. 3년 전인 2011년, 최동원이 주위 사람들에게 투병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 쓸쓸하게 인생의 마지막을 정리하고 있을 때에도 병원을 찾았던 건 이만수 감독이었다.
이만수 감독은 올해로 SK 유니폼을 벗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친구 최동원이 세상을 떠날 때는 SK 감독대행으로 부임한 직후였고, 올해 3년 계약을 마치고 다시 야인이 되자 친구를 기리는 '최동원 상'이 제정되어 1회 시상식을 가졌다.

야구보급을 위해 라오스로 떠날 예정이었던 이만수 감독은 최동원기념사업회 측의 방문 요청을 흔쾌히 받아 들였다. 그리고는 11일 부산으로 내려와 최동원이 진짜 전설이 되는 시간을 보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이만수 감독은 "친구 최동원 이야기를 하자면 밤새 해도 끝이 없다. 처음 만난 건 1973년이었는데, 청주에서 문교부장관배 대회를 했다. 당시만 해도 최동원은 체구가 작았는데 공이 상당히 빨랐다. 결승만 가면 우리도 최동원때문에 무조건 졌다"고 떠올렸다.
이만수 감독과 최동원의 인연은 프로에 와서도 이어졌다. 그는 "내가 한양대에 갔고, 동원이는 연세대를 갔다. 그런데 우리 학교 선수 누구도 동원이 공을 못 쳤다. 그래서 결국 대학교 때도 준우승만 했다. 그뿐인가, 프로에 와서 삼성에 있을 때에도 못 쳐서 준우승 한거 아닌가"라며 웃었다.
이만수 감독은 최동원의 정신력을 지금 선수들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동원의 야구 열정은 대한민국 최고였다. 야구에 대한 사랑은 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다. 투지와 열정, 사랑은 지금도 우리 후배들이 그대로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동원이 가장 잘하는 건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이 오늘날 최동원을 만들었다 싶다."
최동원이 세상을 떠나던 3년 전 그 날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이만수 감독은 "동원이가 운명하기 전날 병원에 찾아가 만났다. 이미 그땐 정신이 없었는데, 그래도 내 손을 잡고서 눈으로 이야기를 하더라. 사실 그때 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몰랐는데 나중에 동원이 어머님 이야기를 듣고 알았다"면서 "어머님께서 나중에 내 손을 잡고 하시는 말씀이 '동원이가 못한 야구 너가 꼭 해주길 바란다. 동원이 몫까지' 였다. 내가 야구를 마칠 때까지 친구 최동원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프로무대를 떠난 이만수 감독은 이제 라오스에서 야구인생 3막을 시작한다. 아마 친구 최동원도 이만수 감독의 결정을 하늘나라에서 응원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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