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첫 우승 도전에서 쓰디쓴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넥센은 지난 1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투타 난조를 보이며 1-11로 패했다. 넥센은 시리즈 전적 2승4패로 2008년 창단 이후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데 실패했다. 넥센의 올해 도전은 거기까지였다.
넥센의 우승 실패는 아쉬운 결과지만 올해 가장 마지막까지 야구를 해온 팀이었고 2, 6차전을 제외하면 삼성에 호락호락하게 지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의 성장한 모습을 증명할 수 있었다. 원투 펀치의 활약과 3차전 오재영의 호투, 그리고 유한준의 호수비 등이 명승부를 연출했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여럿 확인했다. 일단 넥센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고육지책으로 결정한 3선발제는 한국시리즈에서 힘들다는 것이 확인됐다. 3선발제에서 제 역할을 한 것은 밴 헤켄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플레이오프에서부터 2경기를 치르고 온 소사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무너졌고 오재영은 6차전에서 마운드를 일찍 내려갔다.
그렇다고 해서 욕할 수는 없는 선택이었다. 넥센에는 삼성의 윤성환, 장원삼, 배영수 만큼 한국시리즈의 긴박함을 버틸 만한 토종 선발이 없었다. 염경엽 감독으로서는 절박함으로 건 도박이었으나 자주 등장한 선발과 그 만큼 과부하가 걸린 불펜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빅 게임 플레이어'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삼성 역시 이승엽, 박석민, 김상수 등이 침묵하면서 곳곳에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 그러나 박한이, 채태인, 최형우, 진갑용 등 곳곳에 지뢰밭이 있었다. 모두들 팀이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아는 듯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펼쳤다.
넥센 타선은 반대였다. 어떻게 하면 이길지는 모르는 것처럼 조급해보였다. 삼성 투수들은 확실히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전할 것이라는 것은 예상됐지만 팀타율 1할8푼은 넥센에 너무도 어색한 숫자였다. 모두가 해결사가 되려는 부담을 가진 것은 불리한 볼카운트와 급한 스윙을 낳았다.
한 두 명이 잘해서 이기는 것이 아닌 게 야구이듯 한 두 명이 못해서 질 수도 없는 게 야구다. 넥센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두 번의 극적인 역전패를 겪었다. 넥센 관계자들은 "두 경기를 잡았더라면"이라고 아쉬움을 삼켰지만 그것이 넥센의 전력이고 실력이었다. 앞으로 남은 것은 더 많은 경험으로 전력차를 이겨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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