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6'를 뜨겁게 달궜던 벗님들(김필, 곽진언, 임도혁)은 결국 TOP3로 생존해, 이제는 서로에게 가장 위협적인 라이벌로 마주하게 됐다. 세미파이널을 이틀 남겨둔 그들은 중요한 생방송 무대를 앞뒀음에도 긴장감보다는 여유가 묻어났고, 예상외의 입담은 실력만큼 반짝였다.
김필, 곽진언, 임도혁은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의 한 카페에서 '슈퍼스타K6' TOP3 공동 인터뷰에 참석했다. 세 사람은 테이블을 옮겨가며 50여 매체에서 나온 여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성심껏 답했다. 김필의 답변에는 노련함과 성실함이, 곽진언은 의외의 엉뚱함이, 임도혁은 귀여움이 한껏 묻어났다. 그들의 답변에 현장은 수시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 김필 "이제야 밥값…응원에 간질간질"

김필은 역시 맏형다웠다. 예상된 답변의 틀은 벗어나지 않았고, 한마디 한마디를 내뱉기전 고민을 거듭하며 신중함을 내비쳤다. "이제야 밥값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의 발언은 무명의 가수로 오랜 시간을 보냈던 그의 세월을 되돌아보는 듯해 듣는 이들을 뭉클케 했다.
김필은 "스물아홉살이다. 서른이 되면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인색해진다. 어느새 내가 너무 현실에 치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언젠가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야 하는데 언제까지 내 욕심만 차릴 수 없다고 갈등하던 찰나에 '슈퍼스타K6'에 참가하게 됐고,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지금 자신을 향한 익숙지 않은 응원에 대해 "간질간질"하다고 표현했다.
생방송에서 '얼음요새' '기다림' '바람이 분다' 등으로 매회 돋보이는 무대를 펼쳤던 그는 오히려 "스스로 만족스럽다는 무대가 아직까지 나온 것 같지 않다. 한 번만이라도 결과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남길 수 있는 무대를 하고 싶다"며 "역대 무대 중에서 가장 좋은 무대였다는 평가를 듣는 게 목표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 그게 돈보다 더 큰 가치가 있을거라 생각한다"는 말로 우승보다, '양질의 무대'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20분 남짓의 인터뷰였지만 "남자인 내가 봐도 멋있다"는 곽진언의 말이 조금은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 임도혁 "우승 상금 받으면 1억은 헬스장에…"
막내는 막내였다. 무대 위에서 보여준 터질듯한 성량을 거둬내니, 스스로의 주장(?)처럼 정말 '귀요미'의 요소가 드러났다. 꽤 많은 인터뷰 분량이 지속적인 '다이어트'에 초점이 맞춰지는가 싶더니, 결국 "우승상금 5억원을 받게 되면 1억원은 헬스장에 쓸 것 같다"로 마무리됐다.
물론 그가 다이어트를 고집하는 이유 역시 뮤지션으로서의 꿈 때문이었다. 임도혁은 "김필, 곽진언과 비교했을 때 외모로 인해 대중성이 떨어지고 비주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데 그건 내가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도 "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노래로 편견을 바꾸는 게 내 숙제다"라는 말로 본질에 더 큰 무게중심을 뒀다. 'TOP3 중 약체로 꼽힌다'는 일부 반응에 대해서는 "저번주 최고점을 받았다. 음악으로 보여드리면 될 것 같다"고 흘러넘겼다.
임도혁은 '슈퍼스타K6'를 인새의 터닝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확실한 목표가 없었다. 음악하고 노래가 좋았던 학생이었는데 '슈퍼스타K'에 나오고 나서 김범수 심사위원처럼 노래로 인정받고 활동할 수 있는 가수가 되자는 목표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 곽진언 "외모순위? 김필보다 아래, 임도혁보다 위"
91년생이라는 나이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 감성을 지닌 곽진언은, 꽤 엉뚱했다. 답을 하기 어려운 순간에는 "말하지 말라고 했다. 내 자신이"라는 말로 웃어 넘긴다거나, 느닷없이 "죄송합니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무대 위에서 보여주던 중후한 느낌과는 달리, '초딩'이라는 단어도 자연스럽게 사용할 정도로 발랄함을 띄었다.
'외모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솔직하게 도혁이 보다는 낫지 않냐?"고 물으며 "필이 형보다는 못하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후 김필에 대한 다양한 칭찬을 쏟아놓으며 "1차, 2차, 3차 미션을 같이하고 지금 2개월 정도를 같이 살고 있다. 살아보면 정말 왜 멋지다고 하는지 느끼게 될 거다. 근데 살아보진 못할테니…안타깝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자신을 '제2의 김광석'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선 "곤란하다. 팬으로서 그런말을 들을 때마다 아무 말을 안하게 되는 것 같다"고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그는 "어릴 적부터 음악하는 사람이 꿈이었다. 성공을 갈망하고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제 노래를 들었으면 하는 게 더 크다"고 뮤지션으로서의 진실된 바람을 내비쳤다.
인터뷰를 통해 '춤을 추겠다'던 우승공약을 전면 수정하기도 했다. 그는 "공약을 너무 대충 말했던 것 같다. 정정하고 싶은데 그래도 괜찮느냐?"고 묻더니 "무대를 대관해서 무료 공연을 하고 싶다"는 우승 공약을 내걸었다.
gato@osen.co.kr
Mnet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