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8연패 탈출의 주역은 다름 아닌 2년차 가드 이재도(23, KT)였다.
부산 KT는 1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84-60으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8연패에서 탈출한 KT는 4승 9패로 삼성과 동률을 이뤘다.
이날 이재도의 활약은 그야말로 신들렸다. 1쿼터부터 이재도는 던진 4개의 슛을 모두 꽂으며 9점을 폭발시켰다. 3점슛은 던지는 족족 정확하게 림을 갈랐다. 이재도는 전반에만 16점을 몰아치며 프로데뷔 후 자신의 최다득점을 단숨에 갈아치웠다.

이재도는 후반전에도 정확한 3점슛과 속공으로 삼성 가드진에게 큰 혼란을 줬다. 베테랑 가드 이정석도 이재도의 폭발력을 제어하지 못했다. 이날 이재도는 28점, 4스틸, 3점슛 4방, 2어시스트로 대활약하며 KT의 연패탈출에 결정적 공을 세웠다.
지난 시즌 데뷔한 이재도는 프로에서 10점 이상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10월 23일 삼성을 상대로 7점을 올린 것이 본인의 최다득점이었다. 그랬던 이재도가 1쿼터에만 9점을 폭발시켰으니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하지만 한양대시절부터 그의 플레이를 봤던 팬들이라면 그리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재도는 빠른 발과 폭발력으로 한양대 ‘육상 농구’를 지휘했던 가드다. 다만 KT 입단 후에는 제대로 된 기회가 없었다.
당시 23.5%의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뽑을 수 있었던 전창진 감독은 5순위가 나오자 실망한 표정이 역력했다. ‘빅3’로 불린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을 모두 놓쳤기 때문이다. 그 때 4등으로 선발한 선수가 바로 이재도였다. 더구나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를 통해 전태풍이 합류하면서 이재도의 입지는 더욱 줄었다. 신인을 중용하지 않는 전창진 감독 밑에서 이재도는 좀처럼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조성민이 다치면서 KT는 어려움에 빠졌다. 하지만 이재도에게는 자신의 존재가치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결국 이재도는 선발로 써준 전창진 감독의 믿음에 200% 보답했다. 전창진 감독 역시 2년 만에 그의 진가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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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실내체=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