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 드림팀의 명성 만큼이나 달달한 케미, 신선한 스토리, 빠른 전개로 흥행을 예감케했다.
12일 오후 첫 방송된 '피노키오'에서는 피노키오 증후군과 최달포(남다름/ 이종석 분)의 악연과, 어린 시절 조카와 삼촌으로 만난 달포와 최인하(노정의/ 박신혜 분)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드라마는 퀴즈쇼에 나간 최달포의 모습을 그리며 시작됐다. 달포는 34명 중 전교 34등임에도 당당히 퀴즈쇼에 나가 같은 반 친구와 맞붙었다. 그가 맞춘 퀴즈의 정답이 바로 피노키오였다.

이어 과거로 돌아가 달포의 어린 시절이 등장했다. 달포는 소방관이었던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 형과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았다. 그러나 달포의 아버지는 어느 날 갑자기 화재 진압 중 사고를 당해 실종됐다. 그런데 여기서 한 번의 반전이 있었다.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거짓말을 못하는 피노키오 증후군 목격자의 증언으로 이는 곧바로 가족들에게 전해졌다. 소방대원들의 유족들이 소방대장이었던 달포 아버지를 원망하는 가운데, 그의 생존은 오히려 가족들을 위기로 몰았다.
달포 아버지의 사건과 행방은 방송사들의 과열된 취재 경쟁에 이용됐다. 경쟁 방송사를 이기기 위해 달포와 형에게 독한 질문을 던지고 이를 독하게 편집했다. 특히 송차옥(진경 분)은 자신의 방송을 위해 달포의 가족들을 절벽으로 내몰았다. 이런 가운데 피노키오 증후군와 달포, 그리고 아버지의 행방에 대한 미스터리가 궁금증을 자극했다. 언론 매체의 피해자가 돼버린 어린 달포의 모습은 '피노키오'가 그려낼 지금의 현실을 예고했다.
그로부터 5개월 후, 어린 최인하(박신혜 분)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새 삶을 얻은 달포가 등장했다. 달포는 일련의 사건 이후 어머니와 함께 바다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우연히 최공필(변희봉 분)의 아들이 됐다. 그렇게 인하와 달포는 조카와 어린 삼촌이 됐다. 그런데 또 한 번의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달포와 가족들을 비극으로 내몬 기자 차옥이 바로 인하의 어머니였다.
'피노키오'는 방송사 보도국을 배경으로 거짓 이름으로 사는 남자와 거짓말을 못하는 여자의 청춘 성장 멜로 드라마다. 방송 전부터 '너의 목소리가 들려'(이하 '너목들')의 박혜련 작가와 조수원 PD, 그리고 이종석이 다시 호흡을 맞추며 화제를 모았다. 이런 이유로 '피노키오'는 '너목들'로부터 후광을 얻을 수도, '너목들'의 그림자에 가려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과연 '너목들' 드림팀이었다. '너목들'이 신선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로 인기를 모았던 만큼, '피노키오'도 거짓말을 하면 딸국질을 하는 가상의 개념인 피노키오 증후군으로 첫 방송부터 시선을 잡아끌었다. 신선한 소재는 한 회 방송만으로도 높은 기대감을 심어줬고 빠른 이야기 전개가 이를 더욱 뜨겁게 달궜다.
배우들의 케미와 호연도 돋보였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달달한 케미로 여심을 흔들었던 이종석은 이번에도 또 실력을 발휘했다. 박신혜 또한 못지않은 '케미 여배우'의 면모를 확실히 드러내며 이종석과 달달한 케미를 보여줬다. 이 케미는 멜로를 강조하는 '피노키오'에 앞으로도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케미는 호연 없이는 존재할 수 없었다. 20대 젊은 배우들과 중견 배우들이 함께 등장하는 '피노키오'는 이들의 자연스런 어울림으로 첫 방송부터 몰입도를 높였다.
'피노키오'는 이제 출발선을 넘었다. 아직 성공을 장담하기엔 이르다. 최근 침체에 빠진 SBS 수목극을 구원할 자가 '피노키오'가 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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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