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감독 이상민(42)이 또 한 수 배웠다.
서울 삼성은 지난 2일 전주 KCC를 78-75로 누르고 시즌 첫 3연승을 달렸다. 이상민 감독의 작전이 잘 들어맞았다. 접전 상황에서 이상민 감독은 “(김)일두는 버려”라고 지시했다. 다급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확률이 낮은 김일두는 수비하지 말라는 뜻이었다. 이날 김일두는 2개의 슛을 던져서 성공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상민 감독의 판단은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모든 상황에서 이 작전이 반드시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삼성은 12일 8연패 중이던 KT를 맞아 60-84로 대패를 당했다. 가장 큰 패인은 예상치 못했던 이재도에게 28점을 준 수비였다. 1쿼터부터 이재도는 9점을 몰아넣었다. 2쿼터에도 이재도는 3점슛 두 방을 더 쐈다. 전반에만 16점이었다.

이재도의 폭발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 않았다. 이재도보다 전태풍을 막는데 더 역점을 뒀다. 결국 이재도는 4쿼터까지 계속 터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점수 차가 20점 이상 벌어진 뒤였다. 이재도는 무려 28점, 3점슛 4방을 넣었다.
경기 후 이상민 감독은 “오늘 (이)재도가 나와서 슛을 줄까 했다. 워낙 잘 들어가서 놔뒀는데 끝까지 잘 넣더라. 내 판단미스였다. 김태주에게 전태풍 수비를 시켰는데 전반전에는 잘 막았다. 그런데 로드하고 (이)재도한테 말렸다. 10점만 쫓아가자고 했는데 나중에 또 에러가 나왔다”면서 패착을 시인했다.
자신에 대한 수비가 약한 것을 알아챈 이재도도 더 힘을 냈다. 그는 “1라운드에서 상대가 ‘나한테 슛을 맞아도 된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슛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 오늘은 슛발이 받는 날이었다”면서 웃었다.
이날 이재도는 이상민 감독에게 교훈을 주며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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