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신인’ 이재도, 2년 만에 부활한 비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11.13 06: 30

‘중고신인’ 이재도(23, KT)가 드디어 빛을 봤다.
부산 KT는 12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홈팀 서울 삼성을 84-60으로 크게 이겼다. 이날 승리로 8연패에서 탈출한 KT는 4승 9패로 삼성과 공동 8위가 됐다.
KT 연패탈출 주역은 전태풍도 찰스 로드도 아니었다. 이날 삼성이 막지 못한 선수는 2년차 가드 이재도였다. 1쿼터부터 9점을 폭발시킨 이재도는 프로데뷔 후 최다인 28점을 퍼부었다. 고비 때마다 삼성의 아픈 곳을 찌른 3점슛 네 방이 백미였다. 리오 라이온스가 지키는 골밑에 쳐들어가 올려놓는 레이업슛도 인상적이었다. 수비에서는 상대 맥을 짚어내며 4개의 스틸을 해냈다. 이재도는 공수에서 삼성의 혼을 쏙 빼놨다.

한양대시절부터 촉망받았던 이재도는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프로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김종규 또는 김민구를 기대했던 전창진 감독에게 이재도는 성에 차지 않았다. 스피드와 돌파는 좋았지만 180cm의 작은 신장과 떨어지는 슈팅능력이 이재도의 문제였다. 이재도는 데뷔시즌 31경기에 나서 2.1점, 1.3어시스트에 그쳤다.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 박재현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없었다.
올 시즌도 비슷했다. 전태풍이 있는 팀에 이재도의 자리는 없어 보였다. 시즌 첫 12경기에서 이재도가 올린 득점은 총 25점에 불과했다. 이대로라면 프로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잊히는 선수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재도는 전창진 감독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창진 감독은 “이재도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초반에 상당히 부진했다. 몇 경기 사실 안 뛰게 했다. 슈팅연습을 본인이 하지 않으면 농구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슈팅이 들어간다고 생각되면 그 때 다시 날 찾아와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재도는 죽어라 슈팅연습에 매진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본 전 감독은 경기 전날 ‘너 내일 스타팅으로 나간다’고 통보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를 기회였다. 결국 죽자 사자 뛴 이재도는 전창진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했다.
전창진 감독은 “사실 이정석을 맡는 것에 포커스를 뒀는데 (이재도가) 의외로 공격을 잘 풀어줬다. 오늘 누가 뭐라고 해도 이재도의 수훈”이라며 노력한 제자를 칭찬했다. 이재도는 “감독님이 내가 슛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런 말을 하신 것 같다. (송)영진이 형도 내가 슛이 없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그래도 오늘 잘 들어갔다”면서 빙긋이 웃었다.
아직 전창진 감독의 마음은 100% 열리지 않았다. 전 감독은 “한 경기로 평가하기 어렵다. 오늘 같이 매일 한다면 국가대표 감독이 (이재도를) 뽑을 것이다.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오늘 경기를 통해 이재도가 자신감을 갖고 잘하는 플레이를 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재도 역시 “어쩌다 한 경기는 누구나 다 한다. 리바운드와 어시스트가 생각보다 적었다. 모레 전자랜드전도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서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이재도가 꾸준한 경기력을 보인다면 전창진 감독 역시 이재도의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믿을 것은 노력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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