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에 변화를 줬다.
넥센은 지난 12일 손혁 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투수코치로 선임했다. 올해 중반부터 1군 투수코치를 지낸 류영수 코치는 본 업무인 재활 육성코치로 돌아갔다. 손 코치의 프로팀 정식 코치 데뷔다.
넥센의 1군에는 올해 불펜코치로 합류한 박준수 코치가 있다. 박 코치 역시 올 시즌이 코치로서의 첫 해였다. 염 감독은 두 명의 '초보급' 코치들과 함께 내년 시즌을 꾸려가야 한다. 염 감독이 이런 모험을 한 이유는 두 코치의 공부 스타일 때문이다.

염 감독은 손 코치가 선임된 뒤 "워낙 공부를 많이 하는 친구라 나와 잘 맞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손 코치는 해설위원을 지내기 전까지 미국에서 체계적으로 투수들의 피칭 시스템에 대한 공부를 해왔다. 이에 대한 저서도 여러 권 펴냈다. 평소 '연구파'인 염 감독과 스타일이 맞아 떨어진다. 박 코치 역시 지난해 노력하고 연구하는 점을 높이 평가받아 코치로 선임된 바 있다.
손 코치는 "저도 공부하는 편이지만 염 감독님에 비하면 따라가지 못한다"고 했다. 손 코치가 염 감독의 손을 잡은 것도 목동구장 감독실 테이블 위에 놓인 온갖 투수 관련 자료들과, 염 감독과 트레이닝 파트와의 원활한 소통이 인상깊었기 때문이다. 손 코치는 "감독님을 도와 저도 많이 배우면서 넥센 투수들을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넥센 마운드는 사실 올해 2위라는 팀 성적에 비하면 아쉬운 면이 있다. 올해를 앞두고 토종 선발 후보가 6명이나 됐으나 결국 1군에서 통한 것은 오재영과 문성현 뿐이었다. 팀 평균자책점(5.25) 역시 5위에 머물렀다. 투수력이 아닌 공격력으로 팀을 이끌어왔으나 한국시리즈에서는 한계에 부딪혔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이 예상보다 더뎠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수많은 데이터 연구를 통해 팀 투수들을 데리고 가장 적은 리스크를 입을 수 있는 방향으로 마운드 운용을 해왔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투수들의 기본기부터 체계적으로 다지는 일이다. '연구파' 손 코치가 넥센 투수들의 껍질을 깨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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