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8 말한다] ①삼성의 시스템 야구, 통합 4연패의 원동력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1.13 07: 21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통합 4연패의 쾌거를 이뤘다. 오승환(투수)과 배영섭(외야수)의 전력 이탈에도 삼성의 독주는 계속 됐다. 그렇다면 삼성의 우승 원동력은 무엇일까. 시스템 야구의 힘이다.
그동안 FA 시장의 큰 손으로 불렸던 삼성은 2005년 심정수와 박진만 이후 외부 FA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다. 외부 수혈보다 자체 육성으로 눈을 돌린 삼성은 2군 코칭스태프를 보강하고 3군과 야구사관학교인 BB 아크까지 운영하며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다. 차우찬, 김상수, 정인욱, 심창민, 배영섭, 이지영 등 1군 전력을 자체적으로 키워냈다. 거슬러 올라가면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 등 현재 주축 타자들도 내부 육성의 전형이다.
삼성은 해마다 히트 상품을 선보였다. 올 시즌에도 마찬가지. 시즌 초반 진갑용과 이지영의 연쇄 부상 속에 안방 운영에 빨간 불이 켜졌다. 대졸 2년차 포수 이흥련이 주전 마스크를 쓰고 이들의 공백을 너끈히 메웠다. 이는 기존 포수들에게도 적잖은 자극이 돼 동반 상승 효과까지 발휘했다.

박해민은 올 시즌 1군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한 차례 출장한 게 전부였고 올 시즌 전훈 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박해민은 대수비 또는 대주자 요원에서 1군의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박해민은 올 시즌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7리(310타수 92안타) 1홈런 31타점 65득점 36도루를 기록했다.
삼성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외부 영입을 하지 않을 예정. 배영수, 윤성환, 안지만, 권혁(이상 투수), 조동찬(내야수) 등 내부 FA 선수 5명을 모두 잡는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삼성의 시스템 야구는 선수 육성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삼성만의 트레이닝 파트 시스템 또한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하는 데 큰 힘이 됐다. 부상도 실력이라고 했던가. 삼성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발생 빈도가 적은 편. 그리고 부상이 발생하더라도 복귀 시점이 빠른 편이다.
1,2군 트레이너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발휘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일부 구단과 달리 선수들의 검사 및 치료 비용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모 선수는 '비용이 많이 드는 MRI 촬영도 X-레이 촬영하듯 한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해준다는 의미다.
큰 부상이 발생할 경우 경산 볼파크에 있는 재활군 트레이너가 전담 치료한다. 최대한 빨리 정상 컨디션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게 이들의 임무다. 강팀이 되기 위해 외부 전력 영입만이 능사는 아니다. 삼성처럼 내부 자원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그 전력을 정상 가동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상의 방법이다. 이게 바로 시스템 야구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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