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우리가 패한다면 내가 떠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벼랑 끝에 섰다. 거듭된 부진에 라트비아전 패배시 자진사퇴 공약까지 내걸었지만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는 또다시 패하고 말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는 13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암스테르담 아레나서 열린 평가전서 멕시코에 2-3으로 패했다. 이날 평가전 패배로 네덜란드는 거스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1승 4패로 극도의 부진을 이어가게 됐다.

멕시코전은 부상자 여파가 컸다. 주포 로빈 반 페르시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나서지 못한데다 나이젤 데 용은 부상으로 루크 데 용으로 대체됐고, 데이비 클라센도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다. 하지만 안방에서 3골이나 내주며 승리를 내준 타격은 안그래도 위험한 히딩크호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네덜란드는 히딩크 감독 부임 이후, 그의 복귀전이었던 이탈리아와 평가전에서 0-2로 패하며 시작부터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유로2016 조별리그 1차전 체코전 1-2 패배 후 카자흐스탄을 3-1로 꺾으며 어렵게 첫 승을 올렸지만, 이후 아이슬란드에 0-2로 패하고 이날 멕시코와 평가전까지 패하며 2014 브라질월드컵 3위팀으로서 체면을 사정없이 구겼다.
히딩크 감독은 거듭된 부진에 라트비아전 패배시 자진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유로2016 A조 3위에 올라있는 네덜란드는 라트비아전 패배시 본선 직행이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네덜란드 내부에서는 이미 비난 여론이 격렬하다. 이 때문에 히딩크 감독은 11월 A매치데이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약 우리가 패한다면 내가 떠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발언하며 극약 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자진사퇴 공약까지 내건 히딩크 감독의 극약 처방도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남은 것은 라트비아전 단 한 경기. 이번 11월 A매치 2연전 내용에 따라 지휘봉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고 강조한 히딩크 감독의 운명은 오는 17일 열리는 라트비아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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