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이에서 주전으로' 이주용, "포지션 변경, 잘한 일이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1.13 12: 00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인 것 같다"
이주용(22)에게 전북 현대는 남다른 곳이다. 고등학교 시절을 전북의 유스인 영생고등학교에서 보낸 것. 이 때문에 전북의 홈경기 때 볼보이로 활동하는 등 전주월드컵경기장의 그라운드는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래서인지 동아대학교에 진학을 했다가 전북에 합류하자 적응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지난 12일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전북현대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주용은 "매번 보던 팀에서 내가 뛴다고 하니깐 적응이 되지 않았다"고 시즌 초를 떠올리면서 "생각보다 가족같은 분위기에 놀랐다. 그런데 생활에서는 친근함이 느껴지지만 훈련장은 다르다. 훈련부터 내 몸상태가 좋지 않으면 경기에 나갈 수가 없다. 형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줘야만 경기장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훈련도 힘들다. 오히려 경기보다 훈련이 더 힘들 때가 많다. 자연스럽게 훈련을 하면서 눈 높이가 높아지고 배우는 것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배움 만큼 경험도 쌓이고 있다. 무엇보다 모든 선수가 바라는 정규리그 우승을 1년 차에 경험한 것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것이다. 이주용은 "프로에서의 첫 우승이기도 하지만 학원 축구 시절에도 우승은 경험하지 못해서 그래서 더욱 뜻 깊은 우승이다"며 "그런데 생각보다는 아직 잘 모르겠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제주전을 마친 후 경기장에서는 좋았는데 샤워를 하고나니 그냥 한 경기가 끝난 것이었다. 감독님께서 '우승하고 나면 허무하다'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맞다"고 전했다.
2014년은 이주용에게 우승을 비롯한 여러 일이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일은 전북에서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잡게 된 것이다. 박원재와 이재명이라는 수준급의 왼쪽 측면 수비수와 경쟁에서 이겨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이주용이 왼쪽 측면 수비수 출신이 아니라 U리그 득점왕 출신의 왼쪽 윙포워드가 본래 포지션이라는 점은 더욱 놀라게 한다.
"포지션을 바꾸라고 들었을 때부터 긍정적이었다"고 밝힌 이주용은 "경기에 출전하게 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 생각해도 잘한 일인 것 같다. 무엇보다 인정을 받지 않았나"라며 "수비는 처음이라서 항상 준비를 많이 한다. 나 때문에 팀의 무실점 기록이 깨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감독님께서 측면 수비수 출신이라서 직접 지도를 많이 해주신다. 또한 호흡을 맞추는 형들의 능력이 좋아서 내가 실수를 해도 커버를 해준다. 아무래도 측면 수비수로서 성장을 하려면 전북에 와야 하는 것 같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제 1년여를 전북에 보냈지만 이주용은 전북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그는 "전북이라는 팀에서 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자부심이 크다.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졌다. 내가 발전해서 전북에 맞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다"고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2015년을 맞이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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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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