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지니어스3' 신아영 "1라운드 생존이 목표였다"[인터뷰①]
OSEN 박현민 기자
발행 2014.11.13 11: 43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이하 '더 지니어스3')이 중반을 넘어섰다. 총 13명이던 참가자들은 어느덧 6명의 생존자만 남았다.
이들 생존자 중 아나운서 신아영의 행보는 독특하다. 게임의 중심축에 서진 않으면서도, 늘 생존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하버드대학교 출신이라는 편견을 깨부수기라도 하듯 두뇌게임에는 의외로 취약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가끔씩 발동되는 '촉'은 의외로 쏠쏠했다.
직접 만난 신아영은 '더 지니어스3'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종 유쾌했고, '아나운서' '하버드 출신'이 안기는 기본적인 선입견을 산산조각냈다. 그렇지만 '더 지니어스3'를 역사학도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대목이나, 아나운서로서의 자신의 행보에는 자못 진지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확실한 건 '더 지니어스3'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 '방송용'이 아니라는 것과, 1라운드에서 자신을 배신한 김경훈을 향한 '빡침'은 꽤나 진심이었다는 사실이다.

이하 신아영과의 일문일답.
-'지니어스3'가 방송중이다. 어떤 기분인가.
"재밌고 색다르다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프로다. (한숨 크게 쉬더니) 체력적으로는 힘들다. 내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는지, 의식 없는 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였던 것 같다. 스스로를 돌이켜볼 수 있었다. 우리(참가자들)끼린 '자아성찰의 시간'이라고 한다. 무의식적인 자신의 행동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방송으로 본 자신의 모습, 어떻던가.
"표정이 정말 다양하다는 걸 느꼈다. '캡처'된 이미지가 여기저기 떠돌고 있다. 궁지에 몰리면 패닉에 빠지는 스타일인 것 같다. 난 그런 상황이 오면 내가 꽤 차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완전 착각이었다."
-김경란 아나운서(시즌1), 조유영 아나운서(시즌2) 등 아나운서 참가자는 시즌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 점에서 출연 결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솔직히 좀 무서웠다. 여성 출연자들에게 특히 평가가 박한 프로인 것 같다. 아나운서에게 유독 심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같다. 솔직히 시즌1~2 열혈 시청자도 아니었고, 수 싸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더 지니어스'를 자주 언급하길래 사랑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한 정도? 참가 전에 시즌1~2를 한 번에 몰아서 봤다. 내가 역사학과라 그런지,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됐다."
-역사학도의 관점으로 본 '더 지니어스'는 어땠나.
"사회의 축소판, 역사의 축소판 같았다. 한 회, 한 회가 한 세기 같이 느껴졌다. 룰은 있지만, 정답은 없고,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에 따라 잘 할수도, 우연히 얻어 걸릴수도 있다. 물론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 한 세기의 역사를 빨리 감기로 보는 기분이었다. 게임 중 참가자들의 진화, 다른 개성을 가진 12명의 본성과 능력, 승자와 피해자를 지켜보는 쪽이었다."
-몰아봤던 시즌1, 시즌2에서 눈에 띄는 참가자는 누구였나.
"(인피니트) 성규씨 였다. 머리를 안쓰는 것 같으면서도, 머리를 잘 쓰더라.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났던 것 같다. 본인이 가진 강점들을 잘 이용했다. 김경란 아나운서는 너무 멋있는데, '더 지니어스'를 하면서 더욱 멋있어진 것 같다. '포스'와 '정치'를 적재적소에서 잘 활용했다. 홍진호는 '탁월했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사회의 축소판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 재밌다. 참여하게 되면 나같은 성향의 사람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가 궁금해 참여하고 싶었다."
-'더 지니어스3'를 하기 전과 하고나서, 바뀐게 있나.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확실히 높아졌다. 사회생활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긴 것 같다. '더 지니어스'는 시간이 딱 10배속이다. 사회보다 그 결과물이 빨리 나온다. 사회는 속도가 더디거나 무뎌서 표면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더 지니어스'에서는 그 결과를 꽤 빠른 시간내에 확인 가능했다."
-시즌3에선 오현민의 플레이가 눈에 띈다. 곁에서 실제로 보면 어떤가.
"(오)현민은 수 읽기가 빠르다. 머리가 정말 좋다. 생존 서바이벌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탈락자가 매주 나오게 된다. 어리고 방송경험이 없다보니깐, 감정을 이입할 때가 있어서 가끔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걱정됐다. 근데 혼자 알아서 잘 극복하더라."
-솔직히 하버드대 출신이라고 해서 방송 전에 기대를 좀 많이 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활약은 미비하다.
"그 거에 대해 변명을 해보자면…음. 게임이랑 공부는 다르다. 적응기간도 필요했다. (눈치를 살피더니) 그래. 나 머리 안 좋다. 그래도 회가 진행되면서 좀 나아지지 않았나? 아니라고? 쳇, 아님 말고."
-다시 말하지만,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다.
"사실 본래부터 게임을 잘 못 한다. 게임을 좋아하고 이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 못한 축에 속한다. 남한테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참가자들에 휩쓸리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인 건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생존자 중 '약체'로 분류된다.
"약체라면 할 수 없다. 본성이 그렇다. 게임에는 이기는 사람도 있지만, 지는 사람도 있는 거다."
-하나 더하자면, 참가자들도 경쟁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인 것 같더라.
"맞다. '더 지니어스'는 '척'을 할 수 없는 구조다. 경쟁심이 없는 건 아니다. 다만 내가 하고 싶어하는 목표에 대한 경쟁이다. 나와의 경쟁을 즐겨하는 타입이다. 그럴 때는 이를 악물고 한다. 근데 남들과 경쟁을 하게 됐을 때는 또 의외로 유해지는 편이다."
-그럼 '더 지니어스3' 출전을 결정하면서 스스로 세웠던 최종 목표는 뭐였나.
"하나였다 1라운드에서는 탈락하지 말자.(웃음) 아무래도 무딘 사람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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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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