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지난 12일 단 1회가 방송됐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과 흡입력 있는 전개로 호평 받고 있다. 탄탄한 필력이 빛나는 대본, 따뜻함이 돋보이는 연출, 누구 하나 구멍 없는 연기까지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피노키오'는 방송국 보도국을 배경으로 수습기자들의 성장담을 담는다. 첫 회부터 다양한 방송기자의 모습을 보여줬다.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밀고 "아버지가 살아 있어 기쁘죠"라는 독한 질문을 어린 아이에게 던진다. 뉴스를 전하는 현장이라면 이혼을 말하는 남편의 전화에도 감정적으로 흔들리는 법이 없다. 오히려 경쟁자를 따돌리는 미끼로 사용한다.
특히 진실을 대하는 두 방송국의 태도는 인상적이었다. 임팩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MSC 방송국과 팩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YGN 방송국. 한쪽은 자극적인 뉴스를 내보낸다 하여 조미료 MSG로, 한쪽은 몸에 좋지만 맛이 없단 이유로 유기농으로 불렸다. 뉴스를 대하는 두 방송국의 태도를 캐릭터를 내세워 극명하게 대조시켰고, 말을 다루는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치밀하게, 흥미롭게 들여다 볼 수 시간이기도 했다.

그동안 기자란 직업을 가진 캐릭터는 많았지만 기자의 세계를 다룬 드라마는 적었다. MBC 드라마 '스포트라이트'(2008) '히어로'(2009) 등이 있었지만, 그나마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리얼리티를 담으려는 제작진의 노력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일부 설정이 등장하기도 했고, 일각에선 전문직이기에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한는 분석도 나왔다. 어쨌든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기자는 암묵적으로 피해야 할 소재로 여겨졌다.
하지만 '피노키오'는 이런 편견을 보기좋게 깼다. 박혜련 작가의 꼼꼼한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채로운 캐릭터 덕분이었다. 독종 중에 독종 송차옥(진경)이나 진실에 대한 소신을 지닌 보도국장 이영탁(강신일) 등이 그들이었다. 덕분에 단 1회만에 '피노키오'는 '뉴스는 임팩트냐 팩트냐'라는 화두를 던질 수 있었다.
향후 '피노키오'는 달포(이종석)과 인하(박신혜) 등이 수습기자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그려나간다. 이와 함께 더 많은 메시지를 던질 전망이다. '진짜' 기자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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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