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보다는 구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30일 동안 협상하게 된 SK 에이스 김광현(26)에게 선발보다는 구원이 적합하다는 지역언론의 평가가 나왔다. 협상이 이제 막 시작된 가운데 몸값을 낮추기 위한 언론 플레이의 가능성도 있지만 냉정한 평가이기도 하다.
샌디에이고 지역지 '유니온 트리뷴'은 13일(이하 한국시간) 김광현과 협상권을 따냈다는 소식을 전했다. 유니온 트리뷴은 '샌디에이고가 김광현과 협상을 시작한다. SK가 200만 달러의 포스팅 금액을 받아들였다. 샌디에이고는 30일 동안 김광현과 계약하며 하며 합의에 도달 못할 경우 김광현은 SK로 돌아가고, 샌디에이고는 포스팅 금액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김광현은 2012년말 류현진에 이어 두 번째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KBO에서 메이저리그 직행을 노린다. 류현진은 다저스 선발로 훌륭하게 활약했다'며 'KBO 최고 투수로 존중받는 김광현은 류현진 수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SK에서 기회를 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유니온 트리뷴'은 "내 평생의 꿈이었던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 주어졌다. 가장 큰 무대에서 나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다하겠다"는 김광현의 코멘트도 함께 실었다.
또한 '샌디에이고 단장은 첫 해를 맞이한 A.J. 프렐러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며 김광현에게 관심을 보였다. 샌디에이고는 타선의 보강이 필요한데 여러 수준급 선발투수(앤드루 캐시너, 타이슨 로스, 이안 케네니)를 트레이드 대상으로 오픈했다. 김광현이 들어오면 마운드 깊이를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광현의 보직에 대해서는 선발보다 구원에 무게를 두는 평가를 내렸다. 유니온 트리뷴은 '낮은 포스팅 금액에서 나타나듯 김광현은 4~5선발보다 구원이 더 적합해 보인다. 그는 볼넷이 많으며 서드피치가 부족하기 때문에 중간이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직구-슬라이더의 단조로운 투구 패턴과 불안한 제구로 긴 이닝을 던져야 하는 선발로 부적합하다는 지적이었다.
유니온 트리뷴은 '김광현은 커리어 초반 압도적인 투구를 한 이후 더 이상 같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올해 28경기를 선발로 나와 172⅔이닝을 던지며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으나 탈삼진-볼넷은 145개-81개였다'며 '이전 3시즌에 어깨와 팔꿈치 부상에 시달렸고, 2010년 플레이오프 이후에는 가벼운 뇌경색도 보였다'고 그의 몸 상태에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유니온 트리뷴은 김광현이 2008~2010년 3년 동안 45승13패 평균자책점 2.50에 2008년 스무 살 나이로 MVP에 올랐다는 점을 덧붙였다. 최근 몸 상태에 대해 완전히 회복됐다는 김광현의 자신도 강조했다. 또한 에이전트로 푸에르토리코 출신 멜빈 로만을 고용했다는 사실도 알렸다.
한편 유니온 트리뷴은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의 코멘트도 실었다. 블랙 감독은 이날 'MLB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리포트에 따르면 김광현은 90마일대 초반 패스트볼과 강력한 슬라이더를 보유하고 있지만 체인지업이 연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 감독은 현역 시절 좌완 투수로 투수를 보는 눈이 뛰어난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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