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마음 속 상처를 더는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극복해낸 이동욱과 신세경은 이별 후 재회한 벅찬 심경을 하늘을 날아오르는 신으로 표현하며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운 결말을 보여줬다.
누구나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상처를 안고 있지만,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는 것을 가슴 따뜻한 어른 동화로 풀어낸 ‘아이언맨’은 사진을 보는 듯 매 장면 아름다운 영상, 애니메이션이 적절히 삽입된 구성, 이동욱의 능력이 폭발할 때 사용되던 고품격 CG 등 김용수 PD의 독보적인 영상미에 신세경의 연기 변신, 중심을 잡는 이동욱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매회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를 끌고 나갔다.
닫힌 마음을 표현하듯 높은 벽이 솟아 있는 저택에 사는 홍빈(이동욱 분), 어두운 반지하 자취방에 사는 세동(신세경 분)과 이들의 공간에 들어온 순수한 창(정유근 분), 이들에게 위기와 해결책, 또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떠난 태희(한은정 분), 마녀를 연상시키는 윤여사(이미숙 분), 고독한 장원(김갑수 분), 충직한 고비서(한정수 분) 등의 캐릭터들은 지극히 동화적이지만 오히려 현실적인 면모로 따뜻하고 감성적인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를 완성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아이언맨’은 극의 시작 전부터 ‘아픔투성이인 마음 때문에 몸에 칼이 돋는 한 남자’라는 극의 설명에 감성적인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임에도 각종 할리우드 영화의 캐릭터가 이동욱과 비교되며 집중력을 흐렸다. 이동욱의 몸에서 돋는 칼의 CG 퀄리티, 칼의 사용 방법 등 부수적인 것에 초점이 맞춰지며 극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말았다.
드라마 ‘아이언맨’에서 주인공의 몸에 칼이 돋는 이유, 그것을 사용하는 방법, 또 풀어가는 내용 등이 영화 ‘아이언맨’과 같은 스펙터클한 영웅의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초반부터 전혀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고 TV 앞에 모여들었던 시청자들은 의외의 스토리가 펼쳐지는 극에 실망해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언맨’을 외면했다.
지난 9월 10일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6.6%로 출발한 ‘아이언맨’은 6회에서 기록한 6.9%를 자체 최고 시청률로 기록하면서, 끝없는 하향 곡선을 그려 3%대 시청률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겪었다. 또 인천아시안게임 중계와 프로야구 중계로 인해 2회가 결방되면서, 20부작으로 기획됐던 ‘아이언맨’은 18회 축소 종영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아이언맨’ 후속으로는 이성재 서인국 조윤희 김규리 등이 출연하는 ‘왕의 얼굴’이 방송된다.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사극이다. 19일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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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