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특별지명, 치열한 내부 생존경쟁 촉발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4.11.14 06: 14

올 시즌 프로야구는 끝이 났지만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토브리그가 펼쳐진다. 이번 스토브리그가 더 주목받는 이유는 ‘막내구단’ kt의 보호선수 20인 외 특별지명이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9개 구단은 특별지명을 통해 주전급 선수들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9개 구단만이 특별지명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니다. kt가 FA와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통한 전력 보강에 나섬에 따라 kt 선수들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kt는 특별지명을 통해서 보호선수 20명 외의 선수를 선택할 수 있다. 20명을 제외하더라도 1군에서 뛸만한 6명의 선수 중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 kt로선 즉시 전력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기존 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NC의 사례를 보더라도 특별지명 혹은 FA를 통해 입단한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주전으로 자리 잡은 김종호, 모창민, 김태군 등이 특별지명을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이종욱, 손시헌, 이호준이 FA 계약을 통해 입단해 주전 한자리씩을 꿰찼다. 여기에 외국인 타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토종 야수들의 자리가 줄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NC는 신생팀 혜택으로 2년 간 3명의 외국인 투수를 활용했다. 3명 모두 선발 투수로 영입해 토종 선발 투수들의 자리도 부족했다.

kt도 당장 다음 시즌 3명의 외국인 투수로 시즌을 운영한다. 조범현 kt 감독은 시즌 중반 외국인 투수에 대해 “선수 구성을 다 한 다음 결정할 것이다”면서 “선발 2명, 구원 1명의 계획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kt로선 국내 선수 중 마무리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3명의 선발 투수를 운영하는 것이 최상이다. 결국 선발 2~3자리를 국내 선수가 차지하게 된다. 현재 토종 에이스로 평가받는 박세웅이 한 자리를 꿰찰 것이 유력한 가운데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야수 쪽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특별지명에 대해 “외야수나 1루수 쪽에 좋은 선수들이 나올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로써 야수들 간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주전 1루수를 맡았던 선수는 김동명. 그는 타율 3할5푼6리 17홈런 12도루 57타점 58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타 구단에서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는 선수가 온다면 자리를 지키는 일이 녹록치는 않다.
외야수에선 김사연, 신용승, 김진곤 등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김사연은 퓨처스리그서 북부리그 홈런, 도루, 득점, 장타율, 안타 부문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타이틀을 휩쓸었다. 시즌 종료 후 김사연은 구단 자체 시상에서 최우수타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로선 김사연에게 리드오프 임무를 맡길 것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특별지명을 통해 야수들의 영입이 예상되고 있어 시즌 개막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 올 시즌 활약했던 선수들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무한 경쟁 체제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
kt가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을 한다면 팀 전력 상승과 함께 내부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몇몇 선수들은 끊임없는 노력에도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1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실력으로 보여주는 것이 답이다. 과연 kt가 이번 스토브리그를 통해 어떤 포지션을 강화할지, 또 기존의 어떤 선수들이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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