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이 남긴 것, 힐링녀 신세경의 발견 [종영]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4.11.14 07: 10

 배우 신세경은 어딘지 모르게 청순함과 우울함이 공존하는 캐릭터를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의 뇌리 속에 각인된 신세경의 이미지는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소녀 가정부, 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 속 갈팡질팡하는 사각관계의 주인공처럼 오묘하고 신비스러우면서도 내면에 슬픔이 있는 가련한 스타일이었다. 그런 신세경은 KBS 2TV 수목드라마 ‘아이언맨’에서 상처받은 한 남자를 감싸 안는 당차고 따뜻한 ‘힐링녀’로 분해 연기자로서의 스펙트럼을 한 뼘 더 넓혔다.
신세경은 지난 13일 막을 내린 ‘아이언맨’에서 매력적인 여주인공 ‘세동’으로 분해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면을 선보이며 호평을 받았다.
세동은 과거의 상처를 꼭 껴안은 채 아파하고 분노하며 몸에 칼까지 돋아나는 ‘까칠남’ 주홍빈(이동욱 분)을 녹인 따뜻하고 발랄한 소녀. 그간 그는 주홍빈의 몸에서 돋아나는 칼날에 베일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늘 곁에 있어줬고, 이 ‘까칠남’에게 진짜 사랑을 알게 만들었다.

사실 ‘아이언맨’은 기대만큼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해 아쉬움을 자아낸 작품이다.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의 제목을 땄지만, 스펙터클한 액션물이었던 영화와 달리 ‘몸에 칼이 돋아난다’는 비현실적 설정을 주로 관계 속에서 감정적인 용도로 사용해 히어로물을 기대했던 일부 시청자들이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청률로만 드라마를 평가할 수는 없는 일. ‘아이언맨’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남녀의 착한 사랑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려내며 ‘힐링 드라마’라는 별칭 아래 나쁘지 않은 평가들을 받았다. 더불어 두 주연배우 이동욱, 신세경의 연기에 대해서는 충분히 칭찬할 만 요소들이 있었다. 특히, 구김이 없고 발랄한 힐링녀 신세경의 발견은 ‘아이언맨’이 남긴 유산이라고 말해도 될 만하다.
신세경은 배역의 이름마저도 실제 이름과 비슷한 세동을 통해 자신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했다. 우울해 보이는 기운을 싹 걷어내고 시종일관 통통 튀는 유쾌함으로 ‘신세경에게도 이런 면이 있다’ 혹 ‘신세경도 이런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는 세동을 표현하기 위해 그간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청량한 웃음소리는 새로웠다.
사실 악녀들이 판을 치는 게 요즘 드라마의 세계다. ‘왔다! 장보리’ 연민정을 위시로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표독스럽고 나쁜 여자들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그러나 신세경 만큼은 흔하지 않은 힐링녀 캐릭터로 보는 이들을 따뜻하게 ‘힐링’하며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또 한 번의 가능성을 보여준 연기자 신세경의 다음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아이언맨’ 후속으로는 이성재 서인국 조윤희 김규리 등이 출연하는 ‘왕의 얼굴’이 방송된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되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사극이다. 19일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eujenej@osen.co.kr
KBS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