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감동과 열정이 넘쳤던 고 최동원상 시상식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4.11.14 06: 22

지난 11월 11일 고 최동원을 기리고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제정된 '제 1회 무쇠팔 최동원상' 시상식에서 수상자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은 “최동원 선배님은 제가 태어나기 전인 1984년 한국시리즈 4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에서도 나오기 힘든 기록으로 직접 투구를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자료를 통해서 봤을 때 '무쇠팔'이라는 애칭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부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부산시민의 뜨거운 관심과 원로 야구인들이 대거 한 자리에 모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고 시상식 내내 경건함과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시상식에서 부산 전체에 흐르는 야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새롭게 확인했다"며 "야구선수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시상식 분위기에 놀라워했습니다.

양현종은 2014년 정규시즌 16승8패, 평균자책점 4.25, 탈삼진 165개, 퀄리티스타트 17경기, 171 1/3이닝의 성적으로 6가지 선정기준 중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양현종은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리그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최동원상’은 국내 최고 권위의 투수상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으로 상금 2000만원으로 국내 프로야구 시상금 중 역대 최고액입니다.
고 최동원의 현역 선수 시절 등번호 11을 기념하기 위해 11월 11일 오후 부산 남구 문현동 금융단지 내 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사단법인 최동원기념사업회(이사장 권기우 변호사)가 주관하고 부산은행이 후원한 이 행사에는 참석자들이 460명 규모의 대강당을 메웠습니다.
야구원로, 현장 관계자, 현역 선수, 야구 꿈나무 등 야구인들이 참석했고 성세환 BS 금융그룹 회장, 조의제 BN그룹 회장, 박민식 국회의원, 이명관 부산일보 사장, 등 부산 지역 주요 인사와 유족들, 그리고 언론과 야구팬들이 자리를 지켰습니다.
시상식 마지막으로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쥔 이만수 전 SK 감독은 3년 전 작고한 고인의 40년지기로 야구 불모지인 라오스로 가 야구전도사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정도 연기했습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내가 (최)동원이를 처음 본 것은 1972년 청주에서 문교부장관기 대회를 치를 때였는데 그때 당시만해도 동원이는 크지 않은 체구의 선수였으나 볼이 굉장히 빨랐다”며 첫인상을 떠올렸습니다.
이만수 전 감독은 “당시에 그래서 우리팀(대구중)이 졌다. 그 이후부터 고등학교(대구상고), 대학교까지 결승전만 가면 최동원 선수 때문에 이길 수가 없었다. 나는 한양대, 최동원 선수는 연세대에 다녔다. 우리팀의 전력도 좋았지만 결국에는 최동원 선수 때문에 이길 수가 없었다”며 “프로에 들어와서도 삼성에 있었을 당시에도 또 준우승을 했다. 최동원 선수가 4연승을 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고인의 야구실력을 회상했습니다.
이어 이만수 전 감독은 “프로야구가 벌써 30년이 지났는데 최동원 선수가 가장 잘한 것은 개인이 아닌 팀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열정을 가졌다는 점이었다. 그 점이 오늘의 최동원 선수를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전 감독은 “최동원 선수가 운명하기 전날 병원에서 만났다. 당시 그는 의식이 없었는데 나의 손을 잡고 눈으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더라. 그때는 잘 몰랐다. 어머님께서 말씀해주시는데 ‘동원이가 못한 야구를 니가 꼭 해주길 바란다’고 저의 손을 꼭 잡으셨다. 최동원 선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끝까지 우리들의 최동원 선수를 성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최동원의 어머님 김정자 여사는 "3년 전, 우리 가족은 천금같은 동원이를 잃고 실의에 빠져 있었는데 부산시민과 전국 야구팬이 아들 동원이를 기억해 주셨다"고 야구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사직 야구장 앞 '무쇠팔 최동원'이라는 동상을 세워 살아 생전 (동원이가) 보고 싶어했던 부산에 오게 해 주셨다"고 주최측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했습니다.
80세의 고령이나 정정한 모습의 김정자 여사는 "오늘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에 수여하는 최동원상이 첫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이제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너무너무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특히 부산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 오늘 이 자리가 제게 얼마나 가슴벅차고 소중한 자리인지 모른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식이 끝난 뒤 김정자 여사는 롯데 신임 이창원 사장과 이윤원 단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내년 활약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롯데 구단에서 이창원 대표이사, 이윤원 단장, 이종운 감독과 함께 강민호 황재균 박준서 송승준 박종윤 김승회 박준서 문규헌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2년전 롯데에서 일본으로 떠나 올해 소프트뱅크에서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공헌한 강타자 이대호도 참석했습니다.
1984년 롯데-삼성의 한국시리즈는 ‘철완’ 최동원의 전설이 탄생한 최동원 시리즈였습니다.  그는 메이저리그에도 없는 거짓말 같은 챔피언십시리즈 4승으로 롯데를 우승 고지에 올려놓았습니다.
1차전 4-0 완봉승, 2차전 3-2 완투승에 이어, 5차전 완투패, 6차전에서 구원 등판해 5이닝을 던져 3승째를 따낸 뒤, 7차전에서 6-4 완투승을 거두는 등 시리즈에서 혼자 4승(5경기 출전 4승 1패)을 기록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무려 40이닝을 던져 8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80이었습니다.
양팀 3승3패후 피로가 극심했던 최동원이었지만 그는 자청해 강병철 감독에게 7차전 등판을 요청했고 강 감독이 구원이나 등판하라고 하자 차라리 선발이 낫겠다고 했습니다.
삼성이 2회말에 1사만루서 배대웅의 내야땅볼과 송일수의 2타점 적시타로 3-0으로 앞서나갔습니다.
롯데는 3회초 김재상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만회했지만, 6회말 오대석이 최동원을 상대로 좌월 솔로홈런을 날리면서 4-1로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7회초 2점을 뽑아 4-3으로 추격한 롯데는 8회초 유두열이 선발 김일융을 상대로 역전 3점홈런을 날리면서 6-4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습니다.
파김치가 된 최동원이었으나 역전홈런이 터지자 8회말부터 괴력을 과시하면서 최고의 강속구와 각도 큰 드롭커브를 구사해 완투승으로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을 거뒀다 고 이날 참석한 롯데 박영길 초대 감독은 밝혔습니다.
이날 시상식엔 최동원상 선정위원회에서 위원장인 어우홍 전 롯데 감독과 김인식 KBO 규칙위원장, 허구연 MBC야구해설위원, 필자와 1984년 롯데자이언츠 우승의 주역인 한문연 포수, 김용철 3번타자 등이 자리에 나와 첫 시상식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선정위원인 김성근 한화 감독, 양상문 LG 감독과, 롯데 초창기의 간판타자인 김용희 SK 감독은 전지훈련과 마무리 훈련 관계로 축전을 보내왔습니다.
또 올해 박찬호배 리틀야구대회에서 우승한 부산 서구 리틀야구단과 원동중 야구부등 꿈나무들과 학부모도 동참했습니다.
경남 양산 원동면의 원동 중학교는 전교생 52명인데 창단 3년 만에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 대회를 2연패 한 야구부입니다.
이날 참석한 이상훈 원동중학교 야구부감독은 "2010년만 해도 상황은 달랐습니다. 당시 학생 수 20여 명! 농촌 고령화로 마을 사람들이 줄면서 폐교 위기까지 몰렸죠. 학생 수를 늘리기 위해선 전학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택한 게 야구부 창단, 학교를 살릴 유일한 수단이었습니다.”고 말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하루 10시간 가까이 훈련을 하며 2012년에 처음으로 대회에 참가해 처음에는 콜드게임으로 패하다가 2013년 전국대회에서 우승하고 올해도 우승하는 기적을 낳았습니다. 또 학생수도 늘어났습니다.
이날 행사는 한국 야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만나는 장이 된 것입니다.
시상금은 BS금융그룹 부산은행에서 후원했고 (사)최동원기념사업회는 시상식에 참가한 시민과 팬들에게 최동원의 마지막 사인볼(복사본)과 기념품을 증정했습니다.
(사)최동원 기념사업회 권기우 이사장은 “최동원상이 시행될 수 있게 후원해 준 BS금융그룹 성세환 회장과 전국의 야구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은 “최동원상은 한국 야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고 최동원 선수를 기리기 위한 상으로, 앞으로 한국 야구인 및 야구팬들이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는 스포츠 문화행사로 발돋움 할 것”이라며 계속 후원을 다짐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는 야구인뿐 아니라 정계와 관계 인사들도 다수 참석해 이채로왔는데 박민식 국회의원은 축사에서 “내가 서울대 1년 재학 시절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 관전했는데 당시 최동원 선수의 열정, 롯데팀의 투혼은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이었다”고 기렸습니다.
최동원의 열혈팬인 권기우 이사장과 강진수 이사회 사무총장이 최동원을 기리기 위해 동분서주한 끝에 마련된 ‘무쇠팔 최동원상’과 이사회 사업은 한국야구 발전의 새로운 패턴을 보여주는 마당입니다.
OSEN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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