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20대 배우 기근인 충무로에 젊은 피가 돼 줘서.'
박유천과 천우희는 제 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 시상식의 젊은 주인공들이였다. 20대 청춘 스타들이 제대로 티켓 파워를 보유하지 못한 충무로에 묵직한 신인 주연의 탄생은 확실히 고무적인 일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아트나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박유천은 영화 '해무'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했다.

'해무'를 통해 박유천은 가능성 있는 영화 배우로의 안착에 성공했다. 성균관 스캔들', '옥탑방 왕세자', '보고 싶다' 등을 통해 안방을 제압했던 박유천에게 '해무'는 스크린 데뷔작.
지난 8월 개봉한 '해무'는 기대 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이 같은 영화배우 박유천이라는 보물을 얻게 됐다. 외적으로는 몸을 불리고 세밀한 감정선을 연기한 그는 안방과는 또 다른 캐릭터로 김윤석, 김상호, 문성근 등 힘 있는 중년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박유천은 "감사하다. 좋은 말씀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2003년 말 가수 데뷔해서 영화까지 하게 됐는데 '해무'는 스크린 데뷔였는데 첫 영화로 좋은 상 받을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해무'하는 것만으로도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하고 '해무' 하고 나서 회사에서도 여러가지 시놉시스 주시는데 제가 영화를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사무실이 고생을 하고 있다. 앞으로 더욱 연기 열심히 하겠다. '해무' 함께 한 배우들, 스태프분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이날 영평상의 꽃은 배우 천우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영화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한공주'가 예술영화이자 독립영화라는 점도 일면 의미있다.
지난 4월 개봉한 '한공주'에서 주인공 한공주를 연기한 천우희는 영화의 일등공신이자 가장 큰 수혜자이다. 적어도 그를 '써니' 때보다 한층 더 배우로서 대중애개 각인시켰다. 영화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된 공주가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를 그렸다.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을 상기시킨다.
공주를 표현해 낸 천우희의 연기는 평론가들 사이에서 많이 회자됐다. 전형적이거나 진부하지가 않다는 것. 그런 험한 일을 겪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아니며 꾹꾹 눌러담은 듯, 진짜 고등학생 같은 그의 연기는 영화를 몰입시키는 힘이 됐다.
그는 이날 수상 이후 "감사하다. 일단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드리고 직접 축하해주신 명필름, 나무엑터스 감사드린다. '한공주' 만나게 해준 감독님 감사드리고 이 상을 받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부족하지만 우리 영화가 주는 감동이 컸기 때문에 내가 받은 것 같다"며 "시나리오, 연출, 스태프분들 모두가 함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한공주' 같이 했던 분들 감사드리고 상에 걸맞게 좋은 배우, 좋은 연기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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