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지역을 연고로 하는 다저스와 에인절스에서 나란히 MVP가 탄생했다. 14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MVP 투표 결과 다저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와 에인절스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 리그 최고 선수가 됐다.
지역 라이벌이기도 한 두 구단은 이제 명실상부한 최고 선수를 구단의 상징으로 갖게 됐다. 같은 지역을 연고로 하는 팀에서 MVP가 동시에 배출 된 것은 2002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코 자이언츠)와 미구엘 테하다(오클랜드 어슬래틱스)이후 처음이다. 당시는 본즈가 1위표를 휩쓸었다.
커쇼, 트라웃 둘 모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 오르는 최고선수자리다. 커쇼는 올해까지 사이영상 3회 수상 끝에 MVP가 됐고 트라웃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MVP 투표에서 미구엘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 밀린 아픔을 드디어 씻어냈다.

1988년 생인 커쇼는 메이저리그 7년차이고 1991년 생인 트라웃은 올해까지 4시즌을 메이저리그에서 보냈다. 트라웃은 메이저리그 사상 최연소로 만장일치 MVP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역대MVP 중 5번째로 나이가 적다)
커쇼는 7시즌 동안 통산 98승 49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 중이다. 탈삼진은 1,445개로 자신이 던진 이닝수 1,378.1이닝을 넘어선다.(K/9=10.8) 다시 기대하기 쉽지 않은 300승 투수가 나온다면 그 주인공이 커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많다. 개인 통산 평균자책점도 메이저리그에서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있다.
이미 데뷔 첫 해인 2011년 신인왕이 된(커쇼는 신인왕이 되지 못했다)트라웃은 기복이 없는 시즌을 보내는 것이 최고 강점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개인 통산 기록 부문에서 자신의 이름을 올려 놓을 수 있게 된다. 특히 2012년 129득점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득점은 앞으로 얼마나 더 쌓을 수 있을지 기대되는 부문이다.
다저스와 에인절스는 스프링 캠프에서 홈으로 돌아온 뒤 시범경기로 프리웨이 시리즈를 가진다. 다저스타디움과 에인절스타디움이 미국의 5번 주간고속도로로 연결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 시즌 양 팀은 지구 우승을 각각 차지했다.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최다승 팀이었다. 호성적 덕에 8월 5일부터 다저스타디움과 에인절스타디움을 오가며 치른 인터리그 4연전은 모두 매진되는 흥행이었다. 양팀의 팬들은 서로 상대 구장을 찾아가 열띤 응원전을 펼치면서 마음 것 응원전을 펼쳤다.
미국의 대도시 중 프로풋볼(NFL)팀이 없는 유일한 도시인 LA이다 보니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도 그 만큼 높다. (다저스는 올 해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최다 관중을 동원했다)
이런 상황에서 양 리그의 MVP를 라이벌 구단에서 차지하게 됐으니 지역 팬들에겐 서로 자랑할 거리가 한 가지 씩 더 생긴 셈이다. 양 구단의 팬들은 시즌 내내 두 선수가 등장 할 때 마다 “MVP”를 외쳤고 이게 현실이 됐다.
물론 커쇼와 트라웃이 최고의 자리에 올랐지만 한구석이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비극을 경험한 커쇼도 그렇지만 트라웃 역시 포스트시즌에선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에인절스 역시 디비전시리즈에서 캔자스시티 로얄즈에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둘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는 결국 월드시리즈 우승인 셈이다. 특히 올 해 월드시리즈 우승컵은 두 팀의 북 쪽에 있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져가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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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튼 커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