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가 차두리에게, "은퇴 시기 조금만 더 늦춰줬으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1.14 15: 04

"내 마음 같아서는 (차두리가)은퇴시기를 좀 더 늦춰줬으면 싶다."
본인은 은퇴를 고려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를 보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무한체력의 '차미네이터' 차두리(34, 서울)를 바라보는 최용수 서울 감독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14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울산전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해 차두리를 향한 마음을 털어놨다.
차두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선발돼 중동 원정을 떠났다. 최 감독은 팀에서뿐만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서 다시 한 번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차두리에 대해 "축구를 그만둘 시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많아지는 가운데서도 경기력이 도태되지 않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대표팀에서도 경쟁 상태에서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은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에서나 우리 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순간이나 일관성 있게 본인의 모습을 가지고 뛰어준다면, 은퇴식을 언제해야할지 판단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차두리의 은퇴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최 감독은 "내 마음 같아서는 은퇴시기를 좀 더 늦춰줬으면 싶다. 하지만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 본인의 선택을 무시할 수 없다. 본인도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차두리의 선택을 존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차두리의 기량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며 높이 평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최 감독은 미소를 띄운 채 "집안 내력인 것 같다"고 말문을 열고는 "지난해 왔을 때는 좁은 공간에서 판단 스피드가 느렸다. 하지만 지금은 판단속도도 좋아지고 올바른 판단을 많이 한다. 기술적으로도 가끔 이상한 것도 하고(웃음), 축구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처럼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차두리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차두리 본인은 "어느 정도 결론이 나왔다"며 자신의 은퇴 여부에 대해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상태다. 최 감독은 "차두리를 통해 젊은 선수들이 좋은 것을 많이 배웠다. 좋은 선례를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며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진다거나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수행하지 못할 때는 냉정한 프로세계에서 어쩔 수 없는 법이다. 하지만 차두리는 경기력은 물론 여러 면에서 모범사례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를 보내고 싶지 않은 아쉬움을 은근히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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