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24, 광저우 에버그란데)과 홍정호(25, 아우크스부르크) 중앙수비 조합이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보였다.
울리 슈틸리케(60)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4일 밤 11시 30분(이하 한국시간)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가진 요르단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전반 34분 터진 한교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요르단과의 역대 승부에서 3승 2무로 우위를 유지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영권과 홍정호에게 중앙 수비를 맡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홍명보 전 감독이 썼던 조합이었다. 마치 4실점 한 2014 브라질 월드컵 알제리전을 보는 듯했다.

전반 11분 한국은 완벽한 실점기회를 맞았다. 역습 상황에서 요르단에게 우측면을 내줬다. 김영권은 제대로 공을 처리하지 못했고, 공격수까지 놓쳤다. 그대로 한국수비를 통과한 요르단의 헤딩슛은 다행히 골대를 맞고 튀어나왔다. 실점이나 마찬가지였던 장면이었다. 옆에 있던 홍정호는 공격수를 마크하지 않고 슈팅을 허용했다.
한국은 계속 크로스를 허용했다. 전반 20분 우측에서 크로스를 올린 요르단은 오버헤드킥을 때렸다. 정성룡이 잡아내긴 했지만 수비수들이 애초에 크로스를 올릴 공간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요르단 공격보다 한국 수비수 숫자가 많았지만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했다. 김영권은 백패스 실수를 하는 등 안정감이 떨어졌다.
한국은 전반 27분 요르단의 롱패스 한 방에 수비수들이 뚫리는 모습도 보였다. 정성룡이 미리 잡아내지 못했다면 실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상대 공격을 미리 압박하고 끊어내는 수비가 아쉬웠다.
슈틸리케는 후반전에도 김영권-홍정호 조합을 계속 기용했다. 후반 30분 김영권은 다시 패스 미스로 상대 공격수에게 결정적 기회를 제공했다. 요르단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겨나갔다. 역시 실점이나 마찬가지인 실수였다.
최후의 보루인 중앙수비는 안정감이 생명이다. 하지만 이날 김영권은 수 차례 실수로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었다. 소속팀에서 오래 뛰지 못한 홍정호 역시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 앞으로 슈틸리케 감독은 계속 두 선수의 조합을 시험할까. 아니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줄까. 심사숙고가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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