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준비 끝에 미국 진출에 나서는 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의 빅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 양현종의 포스팅 일정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혀 있는 상태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7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의 포스팅 시기가 17일 정도가 될지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 역시 같은 대답을 내놓았다.
미국 현지에서 양현종이 17일에 포스팅을 시도할 것이라는 소식이 흘러나와 한국시간으로는 18일에 포스팅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에 대해 양현종의 에이전트는 “국내에서 17일에 포스팅을 하겠다는 의사를 보내도 미국은 저녁 시간이기 때문에 현지에서도 다음날인 17일에 포스팅 절차가 시작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김광현이 이른 시기에 포스팅을 시도한 반면 양현종이 비교적 늦게 뛰어드는 이유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이다. 김광현이 일찌감치 메이저리그행 의사를 표현했던 것과 달리 양현종은 정규시즌이 끝난 뒤에도 일본 진출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로 목적지와 연관된 정보가 적었다.
이에 양현종 측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나 구단에 양현종을 알릴 시간을 갖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 그의 에이전트는 이달 초 “아직 양현종이라는 투수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메이저리그 구단도 있어 선수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한국시리즈가 진행되고 있기도 해 그 이후로 일정을 잡을 생각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양현종 측의 전략은 현재까지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다. 김광현이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보직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 양현종은 안정된 투구 폼을 앞세워 선발로 자리를 잡고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찬사를 받았다. 4가지 구종(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비교적 고르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 역시 현지에서 보는 양현종의 장점 가운데 하나다.
아직 본격적인 포스팅 절차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 자신보다 한 발 앞섰던 김광현보다 높은 조건이 기대된다. 김광현의 경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제시한 200만 달러가 포스팅 최고액인 데 반해 양현종에 대해서는 현지 보도를 통한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에인절스 등 빅마켓 팀들의 관심이 드러나고 있다.
현 시장 상황에 맞게 포지셔닝도 이뤄졌다. FA 시장에는 존 레스터(오클랜드 어슬레틱스)라는 거물급 투수가 있지만, 레스터를 원하는 팀과 양현종 같은 3~4선발급 투수를 원하는 구단은 구분이 되어 있다. 다행히 양키스를 비롯한 팀들은 비싼 투수보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큰 투수들을 찾고 있다. 이 역시 양현종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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