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미생’ 트러블메이커 김희원, 결정적 한 수
OSEN 오민희 기자
발행 2014.11.15 07: 05

배우 김희원이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에 본격적으로 합류했다. 그는 팀 분위기를 흐리는 트러블메이커를 소름끼치게 연기하며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미생’ 9회에는 자원팀에서 영업 3팀으로 이동한 박과장(김희원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박과장은 첫 등장부터 고졸 검정고시 출신의 낙하산 장그래(시완 분)를 멋잇감 삼아 인신공격, 위압감을 조성하며 팀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에 오상식 과장(이성민 분)은 김부장을 찾아가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거나 인력충원을 없던 일로 해달라고 말했지만, 김부장은 이를 깨끗하게 무시했다. 오상식은 자원팀의 트러블메이커를 떠안게 된 데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박과장의 호칭과 업무 태도 등을 날카롭게 지적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박과장은 오상식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고스란히 장그래에게 풀었다. 얼굴 마담이란 모욕적인 언사부터 굴욕적인 구두 심부름, 어깨 마사지, 유치한 영어 테스트까지. 나이가 무기이고 직급이 훈장인양 장그래를 요리조리 괴롭혔다.
그러나 박과장의 괴롭힘에도 평온한 맑은 얼굴로 ‘예스’를 외치는 짠내 나는 장그래. 선배의 유치한 괴롭힘에도 묵묵히 참을 수밖에 없는 직장인의 설움이 고루 배어났다. 그나마 다행인건 그래에게는 대신 분노해주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
특히 김동식 대리(김대명 분)는 장그래를 따로 불러 “업무적으로 지적받는건 당연하지만 인신공격은 다른 문제다. 싫으면 싫다고 똑바로 말하라”고 대신 화냈다. 특히 김대리는 무슨 일이든 한마디 불평 없는 장그래가 어떻게든 사회에 적응하려고 발버둥치는 출소한 장기수 같다고 표현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에 김대리는 장그래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집을 방문, 장그래가 바둑프로기사를 꿈꿨지만 좌절된 사실을 알았다. 여기에 과거 장그래가 후원자의 도움을 받아 취업했지만, “바둑을 둬서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하다”는 평가에 상처받고 1년 만에 군대로 도피했음을 알게 됐다. 
그러나 김대리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그래서 우리한테 그렇게 과거를 숨긴 거였어? 실패자로 보일까봐? 당신 실패하지 않았어”라고 담백하게 말했다. 이어 “나도 지방대 나와서 취직하기 힘들었는데, 취업하고 나니까 성공이 아니라 문을 하나 연 느낌이더라고. 어쩌면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눈앞에 문을 여는 게 아닌가 해”라고 덧붙였다.
즉 성공이란 그 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 예를 들면 깨진 계약에도 성장한 것 같고 뿌듯한 케이스가 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이렇게 김대리는 사회초년생 장그래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는 위로를 던지며 보는 이들을 먹먹하게 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은 바둑이 전부였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사회생활을 겪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 극 중 김희원은 아첨하고 돌아서면 안면몰수하는 표리부동 음흉형 인간인 박과장을 연기한다.
이날 본격적으로 등장한 김희원은 섬뜩한 눈빛과 표독스러운 표정, 비아냥거리는 싸늘한 말투로 박과장을 연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김희원의 연이은 악연 연기에도 ‘미생’에서의 박과장이 식상하지 않은 것은 단순한 악역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가 있기 때문일 터.
“일은 놓쳐도 사람은 안 놓치는 것”이 신조인 이성민은 철강팀 전설로 불리던 김희원이 요르단 1억 2천만불 수출 계약후부터 아슬아슬해 보였다고 언급해 김희원이 갑자기 변화한 이유에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미생’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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