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선수 옵션을 사용, 내년 시즌에도 LA 다저스에 남기로 한 우완 투수 댄 해런의 이름이 트레이드 시장에서 떠오르고 있다고 15일(이하 한국시간)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해런이 LA 에인절스가 아니면 트레이드가 성사돼도 은퇴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해졌다.
지난 시즌 180이닝 투구에 인베스팅 옵션이 걸려 있었던 해런은 186이닝을 던져 자신이 옵션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다저스는 무조건 2015시즌 1,000만 달러에 계약)를 얻었지만 이를 다저스 잔류에 사용 했다. 하지만 해런은 트레이드 거부권이 없어 구단이 트레이드를 해도 계약상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다저스가 해런을 트레이드 하려고 하는 이유는 구단의 연봉 때문이다. 시즌 종료 시점 기준 2억 4,000만 달러에 달한 연봉 총액을 줄이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방침을 갖고 있다. 물론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부문 사장이나 파르한 자이디 단장은 “어떤 특정한 한도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거나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연봉 총액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등의 언급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FA 시장에서 다저의 움직임은 과도한 베팅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칼 크로포드, 안드레 이디어 심지어 맷 켐프까지 트레이드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도 구단의 연봉 총액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해런의 태도다. LA 지역에서 태어나 고교와 대학 모두 이 지역에서 다닌 해런은 그동안 측근들에게 만약 LA 에인절스가 아닌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 되면 야구를 그만두고 싶어질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해런은 2003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데뷔한 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거쳐 2010년 시즌 중간에 LA 에인절스로 트레이드됐다. 2012년 FA로 워싱턴 내셔널스와 1년 계약했고 2013년 11월 다시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지금까지 자신의 고향팀에서 3시즌 반 정도 뛴 셈이다.
아직 뛸 수 있는 기량이 남아 있는 선수가 단순히 트레이드된다는 이유만으로 은퇴한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해런은 지난 시즌 32경기에 등판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런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즌 후반으로 넘어가면서 180이닝 옵션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을 때 “야구로 돈을 벌 만큼 벌었다. 거기에 연연하기 보다는 팀 승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쿨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8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연장 12회까지 이어지자 경기 후 인터뷰를 쪽지로 대신하기도 했다. 클럽하우스 자신의 라커에 ‘오늘 볼이 좋았다. 포스트시즌을 위한 준비는 잘 되고 있다. 집도 멀고 길도 막힐 것 같아서 먼저 간다’는 내용의 메모를 붙여 놓았다. 주관이 뚜렷한 선수임을 알 수 있다(클레이튼 커쇼가 자신의 투구에 대한 점검이 필요할 때 꼭 찾는 선수가 해런이다).
과연 다저스가 해런을 트레이드할지 해런은 이 경우 어떤 입장을 보일지 궁금하다. 해런이 떠나면 다저스는 선발 두 자리가 비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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