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26, SK)이 꿈을 위한 도전을 선언했다. 조만간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최고액 응찰팀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할 전망이다. 샌디에이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샌디에이고 수뇌부가 보는 한국의 인상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 샌디에이고로부터 최고액 입찰을 받은 김광현은 소속팀 SK와의 협의 끝에 도전을 선언했다. 포스팅 금액(200만 달러)이 예상보다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운 분위기는 있지만 김광현은 “돈은 문제가 아니다. 꿈을 향하겠다”라는 평소의 소신대로 이번 포스팅을 받아들였다. 김광현은 오는 12월 12일까지 샌디에이고와 독점 협상을 벌인다. 되도록 일찍 끝내 충분한 준비 시간을 갖겠다는 심산이다.
연봉 협상과 메이저리그 보장 부문 등에서 다소간 진통이 예상되긴 하지만 샌디에이고의 환경은 김광현에게 그다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스몰마켓’팀인 샌디에이고가 200만 달러를 불렀다는 것은 그를 즉시전력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선발 진입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상황에 따라 충분한 기회가 올 수 있다. 선발진에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이 선발진이 꾸준히 이어진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여기에 김광현에게는 또 하나의 호재가 있다. 바로 비교적 한국에 대한 평가가 높은 인사들이 수뇌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샌디에이고는 과거 박찬호를 영입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은 기억이 있다. 야구부문 수석 부사장인 오마 미니야도 눈여겨볼 만한 인물이다. MLB 무대의 첫 히스패닉 계열 단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미니야는 1997년부터 뉴욕 메츠에서 일했다. 당시 한국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대단히 높았고 서재응에 대한 후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당시 미니야 단장이 한국 선수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고 실제 영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며 호흡에 기대를 드러냈다.
최근 LA 다저스에서 샌디에이고의 수석 스카우트 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로건 화이트 역시 류현진(27, LA 다저스) 영입전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번 영입전에는 국제 스카우트 시장을 잘 알고 있는 화이트의 의중도 어느 정도 담겨져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인 만큼 오히려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의 진짜 가치를 파악하고 있지 않느냐는 기대도 나온다.
또한 김광현은 최근 샌디에이고의 신임 단장으로 취임한 A.J 프렐러의 첫 작품으로도 간주되고 있다. 물론 모든 선수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겠지만 자신이 영입전에 사인한 선수를 보는 시각은 좀 더 각별할 수밖에 없다. 한편 대런 볼슬리 투수코치 역시 트레이드로 영입된 숨은 원석들을 잘 다듬는 데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김광현이 잘하기만 한다면, 빠른 시간 내에 입지를 잡는 데는 경쟁이 치열한 빅마켓 팀들보다 더 좋은 입지일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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