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구단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지명을 앞두고 SK도 고민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머리가 아프다”라는 말로 쉽지 않은 난이도를 설명했다. 즉시 전력감, 그리고 앞으로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들을 고루 묶기 위한 SK의 전략도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고 있다.
10구단으로 내년부터 뛰어드는 kt는 창단 혜택으로 9개 구단의 선수 한 명씩을 지명할 수 있다.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그 대상이다. 20인 정도면 팀의 간판스타들은 모두 묶을 수 있지만 어쨌든 1군급 선수 한 명을 내주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기존 9개 구단으로서는 최대한 타격을 받지 않게끔 보호선수 명단을 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SK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K는 올 시즌을 통해 가능성을 내비친 젊은 선수들이 비교적 많은 팀으로 손꼽힌다. 최정 김강민 등 FA 자격을 얻은 선수 6명이 자동으로 보호되는 점은 있다. 한동민 김도현 등 차세대 거포들은 군 입대를 선택하며 역시 이 고민에서 자유롭다. 그렇다고 해도 몇몇 지점에서 전략을 두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NC의 지명 당시 모창민을 뺏겼던 기억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원점부터 생각하고 있다.

SK는 올해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87년생 선수들이 대거 전면에 등장하며 구단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그 아래의 젊은 선수들도 눈겨여볼 만한 이들이 많다. 육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구단으로서는 당장의 실적이 없다고 해서 쉽게 내칠 이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기존 주축 선수들을 배제하고 마냥 미래를 내다본 명단을 짤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내다본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단 투수들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것은 타 팀의 전력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SK는 NC의 지명 당시에도 이런 전략을 썼다. 내년부터 경기수가 늘어나며 좋은 투수들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하기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이다. 20인 중 절반 이상이 투수로 묶일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의 선수들, 그리고 그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핵심 불펜 요원들은 모두 묶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상대적으로 명단에서 홀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야수들의 경우는 계속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에서 아까운 자원들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kt가 같은 포지션의 다른 팀 선수들을 선택할 경우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타 팀의 예상 보호선수 명단도 신경을 쓰는 이유다. 어쨌든 SK의 이런 움직임은 kt에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제출하는 24일까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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