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의 두 번째 스크린 주연작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100만 관객 동원을 눈앞에 두고 종영 절차를 밟게 됐다. 외화 ‘인터스텔라’의 폭발적인 극장 점유율과 신상 ‘패션왕’ ‘카트’의 등장으로 개봉 3주 만에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지난 달 23일 뚜껑을 연 ‘우리는 형제입니다’는 수능일인 13일까지 전국 95만 명을 동원했지만 손익분기점을 채우지 못 하고 퇴장하게 됐다. 웃음과 감동 코드가 담긴 만큼 수능 끝난 10대 관객들의 뒷심을 기대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장진 감독이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연출 일정을 피해 촌각을 다투며 촬영한 로드 무비치곤 제법 완성도를 갖춰 배급사 쇼박스는 물론 극장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흥행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감독 못지않게 흥행 저조의 책임감을 느낄 이들은 조연에서 주연으로 도움닫기에 나선 조진웅과 김성균이다. 특히 조진웅은 ‘분노의 윤리학’ 이후 재수하는 심정으로 주연에 도전했지만 이번에도 자본에 책임지지 못 하는 역부족을 노출했다. 작년 2월 개봉한 ‘분노의 윤리학’이 22만5000명을 모으는데 그쳤다는 점을 상기하면 장진 김성균과의 조합이 한결 대중적인 결과를 낳은 셈이다.
이에 대해 영화사 드림플러스 김근철 대표는 “비록 ‘우리는 형제입니다’가 최종 스코어는 기대에 살짝 못 미쳤지만 배우와 감독이 관객들과 나누려했던 메시지는 충분히 잘 전달됐다고 본다”며 “배우들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고, 두 사람 모두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잠재력 있는 배우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섣부른 주연 도전이 오히려 독배가 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런 작품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쓴소리도 나온다. 송강호 최민식 하정우 등 검증된 주연 배우 층이 엷다보니 연기파 조연들의 주연 도전이 잇따르고 있지만 현실의 벽이 생각보다 높은 만큼 롱런을 위해선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한 감독은 “연기력과 티케팅파워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 같지는 않다. 구매력 있는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선 카리스마와 아우라, 호감도와 신드롬 같은 배우를 둘러싼 변수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진웅은 내년 초 개봉하는 강제규 감독의 ‘장수상회’로 세 번째 주연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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