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볼링(KPBA) 박경신(37, 9기)이 사상 처음으로 재팬컵을 제패했다.
박경신은 15일 일본 도쿄 미나미스나에 위치한 라운드1 볼링장에서 열린 '라운드1 재팬컵 볼링 2014' 결승 TV 파이널에서 일본프로볼링(JPBA) 이시하라 아키오(59)를 241-203으로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박경신은 한국, 미국, 일본이 펼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볼링대회인 재팬컵을 처음으로 가져간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재팬컵은 이번이 28회를 맞이하고 있지만 한국인이 결승에 오른 적은 없었다. 변용환(61, 1기)이 지난 2009년 대회에서 4강에 올랐으나 패트릭 앨런(PBA)에게 패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KPBA 통산 2승을 기록 중인 박경신은 이날 우승으로 지난 32회 전일본 믹스터 대회 이후 JPBA 2승째를 거뒀다. 특히 우승상금 600만엔(약 5677만 원)을 한 번에 가져갔다.
이날 유일하게 왼손 볼러였던 박경신은 8강부터 승승장구, 기대감을 심었다. 박경신은 결승에서 이시하라를 상대로 시작부터 6연속 스트라이크를 맹폭,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반면 이시하라는 3번째 프레임에서야 스트라이크를 기록할 정도로 제 기량을 선보이지 못했다.
박경신에게는 오히려 그 전이 고비였다. 박경신은 앞선 8강에서 월터 레이 윌리엄스 주니어(55)를 상대했다. 윌리엄스 주니어는 PBA의 살아있는 레전드다. PBA 역대 최다인 47개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재팬컵 역시 두 차례(1991년, 2006년) 우승한 경험도 지녔다.
그러나 이날 유일한 왼손 볼러 박경신은 윌리엄스 주니어를 278-214로 간단하게 이겼다. 6연속 스트라이크로 기선 제압에 성공하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상승세를 탄 박경신은 4강에서 역시 PBA 크리스 로세타마저 244-166으로 완파, 가뿐하게 결승에 올랐다.
박경신은 64강에서 아마추어 사토 다카히로를 3승 2패로 힘겹게 꺾으면서 힘겹게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PBA 볼러들을 차례로 꺾었다. 32강에서 2013-2014시즌 PBA 랭킹 1위인 '양손 볼러' 제이슨 벨몬트(PBA)를 꺾은 데 이어 16강에서는 토미 존스도 격파했다. 통산 15승을 올린 존스는 재팬컵 정상에만 3차례 오른 파워와 기술을 겸비한 볼러다.

경기 후 박경신은 "대회 스폰서인 '라운드 1' 관계자에게 감사한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님이 매번 오시다가 이번에 처음 안오셨다. 회장님께도 감사한다"면서 "다행히 일본팬들이 한국 선수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다. 응원 많이 해주셔 감사한다. 또 함께 온 형, 동생 등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박경신은 6연속 스트라이크로 시작해 퍼펙트 가능성도 있었던 데 대해 "퍼펙트도 욕심 났다. 하지만 하늘의 뜻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도전해보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한편 함께 8강에 올라 기대를 모았던 김영관(35, 14기)은 아쉽게 4강에서 탈락했다. 김영관은 미카 코이뷰니에미를 247-226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그러나 4강에서 이시하라에게 225-226으로 아쉽게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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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신(왼쪽)이 우승 트로피를 안고 관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위), 우승 확정 후 김영관과 함께 한 박경신(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