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에 우승 후유증은 없었다. 오히려 세 마리 토끼를 사냥하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은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미 우승을 확정지은 전북(23승 8무 5패, 승점 77)은 최근 8연승을 달리며 우승팀의 면모를 보였다.
전북 입장에서는 많은 걱정이 된 경기였다. 지난 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서 우승을 확정지은 만큼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경기 전 최 감독이 "당연히 늘어져 있는 상태다. 제주전과 같은 모습은 보기 힘들 것이다"며 "꼭 이겨야 하는경기와 우승 뒤의 경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점유율 싸움에서 손쉽게 우위를 점해 포항을 경기 내내 압박했다. 포항이 전반전 동안 단 한 차례의 득점도 하지 못할 정도였다. 무엇보다 여유가 있었다. 최 감독이 "그래도 시상식이 열리는 만큼 팬들과 즐기려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기를 즐기고 부담없이 하라"고 주문했던 것이 잘 이루어진 셈이다.
전북의 여유는 득점 상황에서 여유가 느껴졌다. 전반 24분 페널티킥 기회서 전북은 그대로 넣지 않고 키커로 나선 레오나르도가 흘려서 뒤에서 쇄도한 카이오가 넣게 만들었다. 레오나르도의 도움 1위 등극을 위한 작전은 포항 골키퍼 김다솔을 완벽하게 속일 정도였다.
우승 후유증을 극복한 전북은 세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전북은 경기장을 찾은 1만 5796명과 함께 웃고 즐기면서 시상식을 거행, 전북이 원하던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또한 K리그 최다 연속 무실점 승리(8경기 연속) 기록을 경신하는 것은 물론 1993년 성남 일화가 세운 8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과 타이를 이루었다.
개인 기록에서도 선수들이 웃었다. 레오나르도는 이날 도움 추가로 K리그 클래식 도움 1위로 올라서며 도움왕 등극이 유력해졌다. 또한 골키퍼 권순태는 경기당 평균 실점을 0.53골로 낮춤과 동시에 무실점 경기수를 18경기로 늘리며,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골키퍼 자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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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