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황미현의 와이파이] "솔직히 말해서 오래 하고 싶습니다"
지난 10월 MBC '무한도전' 400회를 앞두고 리더 유재석이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9주년이 지나 400회를 맞이한 '무한도전'의 끝은 어떨까리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유재석의 말처럼, 갖은 논란에도 삐걱댈지라도 '무한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물론 이번 노홍철의 음주운전 하차는 기존의 '무한도전'이 겪었던 논란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꼽힐 만큼 파장이 컸다. 원년 멤버였고, 팀 내에서의 캐릭터도 강했기에 '무한도전'이 감당해야할 무게는 더 무거웠다.

그럼에도 '무한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유재석은 지난 15일 방송을 통해 남은 멤버들과 함께 두 손을 모은 채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사과를 했고, 또 다시 달려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또 다시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드리게 돼 면목이 없다. 올해 4월 길씨가 똑같은 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는데도 불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 일로 사과드리게 돼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노홍철도 이번 일로 많이 깊이 반성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음을 단단히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한도전' 애청자들이 가장 고대하던 말 역시 덧붙였다. "그래도 매주 큰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마음 모아서 열심히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것.
이날 유재석이 사과의 말을 건네는 동안 남은 멤버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정준하는 입꼬리를 내린 채 안타까운 마음을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냈으며, 하하, 박명수, 정형돈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땅을 응시했다. 5인으로 단출해진 멤버들의 표정은 무거웠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유재석의 말에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결속력을 굳건히 하는 모습이었다.
노홍철의 하차를 계기로 아마 5인의 '무한도전'은 이전에 보인 결속력 그 이상의 팀워크를 보일 것이다. 앞으로 10주년은 물론 500회 특집을 맞이할 경우, '그때 그랬었지'라며 노홍철의 하차를 회상할 날이 올 것도 자명하다. 그간 '무한도전'이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호흡을 맞추며 갖은 논란을 이겨낸 것처럼 노홍철의 빈자리 역시 메꿀 것이며, 이 속에서 다른 멤버들의 새로운 매력과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을 수도 있다. 이는 '무한도전'이 끊임 없이 사랑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노홍철의 잘못을 감싸줄 수는 없다. 그가 다수의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행동을 보였다 해도, 술을 먹고 운전대에 앉았다는 것 만으로 이미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일부 '무한도전' 팬들이 여러 정황을 들며 노홍철을 두둔했지만, 그의 알코올 농도는 탄식을 자아냈다. 이에 '무한도전' 애청자들이 할 일은 그의 자숙을 조용히 지켜보고 기다리는 것 뿐이다.
분명 출연자들과 연출진 모두 크게 당황했을 일이다. 연기자들이 지난 400회 특집에 앞서 "논란이 있었지만, 잘 해왔다. 솔직히 더 오래 하고 싶다"고 밝힌 지 얼마 되지 않아 생긴 불미스러운 일이기 때문. 그러나 이를 계기로 '무한도전' 멤버는 물론 스태프들은 똘똘 뭉쳐 더욱 단단해질게다.
'무한도전'은 분명 10주년을 앞두고 거대한 풍파를 맞았다. 그러나 멈추지는 않는다. 노홍철의 빈자리는 당분간 채우지 않을 계획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무한도전'의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제작진이며, 과거에도 논란 이후 더욱 굳건해졌던 바 있다.
앞으로 '쩐의전쟁2'는 물론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극한 알바' 등 여러 아이템이 남아 있는 가운데, 본격 5인 체제로 달려나가는 '무한도전'이 어떤 결속력을 보일 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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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