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볼링, 사상 첫 재팬컵 우승...PBA·JPBA 압도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1.16 13: 00

한국프로볼링(KPBA)이 재팬컵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세계 최고 대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KPBA는 15일 일본 도쿄 미나미스나에 위치한 라운드1 볼링장에서 열린 '라운드1 재팬컵 볼링 2014' 결승 TV 파이널에서 박경신(37, 9기)이 한국인 사상 첫 우승에 오른 것을 비롯해 김영관(35, 14기)이 공동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박경신은 한국, 미국, 일본 볼러들이 모여 실력을 겨루는 세계 최고 권위의 무대 재팬컵을 제패, KPBA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박경신은 아마추어부터 일본프로볼링(JPBA), 미국프로볼링(PBA) 선수들을 모두 꺾어 세계 최고 볼러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혔다.

한국은 지난 2002년 대회에 초청 국가 자격으로 28회째를 맞은 이 대회에 출전했다. 재팬컵은 그 전까지 미국과 일본 두 개국의 프로볼러들만의 맞대결 무대였다. 각각 상위 16명이 대결, 한국으로서는 그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초대 대회였던 1985년과 1988년 대회를 제외하고 2001년까지 모두 PBA 선수들이 우승을 독차지하고 볼링의 인기가 차츰 감소하면서 한국에도 문호가 개방된 것이다.
한국은 지난 27번 대회까지 10차례 출전, 재팬컵 정상을 노렸다. 그러나 지난 2009년 대회가 돼서야 변용환(61, 1기)이 4강에 오를 만큼 미국과 일본 프로볼링의 벽은 높았다.
그만큼 이날 왼손볼러 박경신의 우승은 의미가 컸다. KPBA 통산 2승을 기록 중이던 박경신의 우승으로 드디어 한국프로볼링도 당당히 세계 정상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진정한 강국 면모를 증명해 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 예선부터 참가해 정상에 오른 박경신은 아마추어부터 PBA까지 다양한 선수들을 경험하면서도 제 임무를 지켜냈다. KPBA의 힘이 단순한 반짝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64강 아마추어 사토 다카히로를 3승 2패로 물리친 박경신은 이후 PBA 2013-2014시즌 포인트랭킹 1위 제이슨 벨몬트, 재팬컵 최다승(3승) 토미 존스를 꺾고 8강에 올랐다. 이후 PBA 역대 최다승(47승) 보유자 월터 레이 윌리엄스 주니어, PBA 포인트랭킹 9위 크리스 로세터를 이기면서 당당하게 결승에 올랐고 일본의 통산 13승을 올린 노장 이시하라 아키오마저 무너뜨렸다.
세계 최강이라 평가되는 PBA는 이번 대회 8강에 4명이나 포진해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13년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결승행 좌절이라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최고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지난 2013년 가토 유야의 우승으로 지난 1988년 사카이 다케오 이후 25년만에 정상을 경험한 일본은 이시하라와 미야자와 다쿠야 두 명을 8강에 올렸다. 하지만 미야자와는 고교생 선수(청소년 국가대표)라는 점에서 JPBA는 사실상 한 명만 살아남은 셈이다. 한국은 박경신과 함께 김영관(35, KPBA 14기, 진승)이 4강까지 진출, PBA와 JPBA를 압도했다.
재팬컵 참관한 한창훈 한국프로볼링협회 이사는 "이제 PBA가 독식하는 시대는 갔다. 전에는 PBA 선수를 상대할 경우 한국 선수나 일본 선수들은 한 수 접고 들어갔다. 하지만 이제 한국이나 일본 선수들은 그런 것을 의식하지 않는다. 당당하게 경기한다. 분명 바뀌어 가고 있으며 그런 부분이 이번 대회를 통해 확연히 드러났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 이사는 "거꾸로 말하면 이번 대회는 볼링이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도 "아직 인프라나 전체적인 레벨은 한국이 떨어질 수 있지만 상위 그룹 대결에서는 한국프로볼링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 그것을 박경신과 김영관이 증명해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경신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대회 스폰서인 '라운드 1' 관계자에게 감사한다. 김언식 한국프로볼링협회 회장님이 매번 오시다가 이번에 처음 안오셨다. 회장님께도 감사한다. 다행히 일본팬들이 한국 선수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다. 응원 많이 해주셔 감사한다. 또 함께 온 형, 동생 등 동료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를 잊지 않았다. 또 박경신은 여러 차례 퍼펙트 가능성을 보인 것에 대해 "퍼펙트도 욕심 났다. 하지만 하늘의 뜻이라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도전해보겠다"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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