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컵 첫 제패' 박경신, "오를 수 없는 산 정복"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1.16 07: 30

"오를 수 없는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연예인급 동안 외모를 지닌 박경신(37, KPBA 9기, 진승)은 여유가 넘쳤다. 하지만 3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재팬컵' 정복은 결코 적지 않은 의미였다.
박경신은 15일 일본 도쿄 미나미스나에 위치한 라운드1 볼링장에서 열린 '라운드1 재팬컵 볼링 2014' 결승 TV 파이널에서 일본(JPBA) 이시하라 아키오(59)를 241-203으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의 정규시즌 공식대회 타이틀을 한국이 가져가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박경신은 한국, 미국, 일본 볼러들이 기량을 겨루는 최고 무대에 한국프로볼링(KPBA)의 위상을 드높였다. 지난 2002년 처음 초청자격으로 참가한 재팬컵은 한국에겐 사실상 들러리 무대였다. 지난 2009년 대회에서 변용환(61, 1기)이 4강에 오르긴 했으나 미국와 일본의 벽을 깨는데 번번이 실패했다.
박경신은 "대회 첫날 한국 레인 컨디션과 달라 적응이 힘들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스톰 스태프의 조언에 따라 레이아웃를 달리해서 볼을 뚫었고 실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PBA 선수와의 잦은 대결이 어렵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을까. 박경신은 "한국에서 열리는 삼호컵을 통해 경험을 많이 했다. 재팬컵도 여러 차례 참가했다. PBA와 대결이 어렵다기보다는 그저 '점수를 잘치는 선수' 정도로만 인식될 뿐 낯설지 않았다. 미국에서도 두차례 경기를 한 적이 있고 TV나 동영상을 통해 봐왔다"면서 "오히려 32강 첫 경기에서 만난 아마추어 볼러(사토 다카히로)가 정보가 없어 까다로웠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경신은 결승전에 대해 "예선과 비교해 레인 컨디션은 비슷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왼손이라 혼자 라인을 쓸 수 있어 유리했다"고 말해 8강 볼러 중 유일하게 '사우스포'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특히 4강에서 평소 공략 방향이던 1,2번핀 존이 아니라 1,3번핀 존으로 넘어가는 실수에도 행운의 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데 대해 "긴장을 많이 해 엄지에 땀이 많이 났다. 미끌거리는 느낌 때문에 꽉 잡는 바람에 실수를 했다. 상대 선수(크리스 로세타)에게 미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경신은 재팬컵 우승에 대해 "5~6번째 왔지만 한 번도 32강에 들지 못했다. 그만큼 어려웠다. 레인 컨디션을 예민하게 받아들였지만 요즘은 많이 쉬워졌다"면서 "아시아 최고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역사적인 대회로, 위기설도 겪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어렸을 때 오를 수 없는 산처럼 느껴졌던 대회에서 우승이라니 기쁘다"라고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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