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팬컵 첫 우승' 박경신, "사실 난 오른손잡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4.11.16 06: 59

세계 볼링 무대 최고 권위의 재팬컵을 제패한 박경신(37, KPBA 9기, 진승)에게 비밀 아닌 비밀이 있었다.
박경신은 15일 일본 도쿄 미나미스나에 위치한 라운드1 볼링장에서 열린 '라운드1 재팬컵 볼링 2014' 결승 TV 파이널에서 일본(JPBA) 이시하라 아키오(59)를 241-203으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과 일본의 정규시즌 공식대회 타이틀을 한국이 가져가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박경신은 재팬컵에서 한국프로볼링(KPBA)의 위상을 드높였을 뿐 아니라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재팬컵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 2002년 초청자격으로 재팬컵에 처음 참가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대회에서 변용환(61, 1기)이 4강에 오른 것이 최고 순위였다.

이날 유일한 왼손볼러 박경신은 8강 무대에서 월터 레이 윌리엄스 주니어, 4강 크리스 로세타, 결승 이시하라를 잇따라 꺾으며 타이틀과 우승상금 6000만 엔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왼손볼러로 알려진 박경신이 사실은 오른손잡이라는 사실이었다. 일본 기자들도 깜짝 놀라며 이에 대한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박경신에 따르면 박경신은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 박성인(64) 씨를 따라 볼링장을 찾았다가 볼링과 인연을 맺었다. 오른손잡이였던 박경신은 당연히 오른손으로 볼링을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날 왼손으로 전향했다.
박경신은 "볼링장 스태프로 일하던 형이 오른손과 왼손을 모두 썼다. 그 모습이 멋있어 보여 가끔씩 연습을 했다. 그런데 어느날 오른팔이 부러져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왼손을 쓰게 됐다. 오히려 결과가 더 좋아 계속 왼손을 썼다"고 밝혔다.
야구해설자로 변신한 이종범이 사실은 왼손잡이였고, 메이저리그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류현진(LA 다저스)이 오른손잡이라는 것은 잘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팔의 힘이 절대적인 볼링계에서도 박경신의 이야기는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박경신은 "야구를 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릴 때는 왼손을 사용한다. 하지만 골프나 축구를 비롯해 글을 쓰거나 하는 것은 오른쪽을 쓴다"고 설명했다.
과연 오른손 볼러 박경신이었다면 재팬컵 우승을 한국인 최초로 달성할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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